SK텔레콤은 에이닷(A.) 전화를 통해 통화 녹음, 요약 등 새로운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에이닷(A.) 전화를 통해 통화 녹음, 요약 등 새로운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SK텔레콤

◆기사 게재 순서
① '탈통신' 속도 내는 이통 3사, 한국형 AI 힘준다
②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 SKT의 AI 청사진
③ SKT 이어 KT·LGU+도 생성형AI 시장 '출사표'
④통신 AI 주도권 잡은 SK텔레콤… 배경엔 B2C 선도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시작한 데 이어 KT, LG유플러스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초거대 AI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통신사로서 갖춘 역량과 비통신 사업을 영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 금융, 공공, 교육, 글로벌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 생성형 AI 시장 본격 진출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소장(왼쪽)이 지난 10월31일 기자설명회에서 KT 초거대AI 믿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소장(왼쪽)이 지난 10월31일 기자설명회에서 KT 초거대AI 믿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SK텔레콤은 지난 9월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을 고도화해 생성형AI 서비스로 선보였다. 한국어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확장, AI개인비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협력 관계도 강화한다. 규모는 작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기업들과 손잡고 K-AI 얼라이언스를 구축,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올인원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와 AI 기반 반려동물 및 인간 대상 항암제 예후 예측 모델 개발 기업 '임프리메드'에 94억원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는 최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통해 자사 초거대 AI '믿음'을 공식 출시했다. 출시 모델은 총 4종으로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완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믿음은 타사 모델 대비 30% 이상 비용을 줄였다.

KT는 기업 고객에 집중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속 캐릭터 생성, 홍보 문구 제작, 기사 초안 작성, 금융 상품 설명 등 다양한 용도를 사례로 들었다. 유무선 통신, 인터넷TV(IPTV) 등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상용화도 준비 중이다.


3년 안에 1000억대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초거대 AI 사업을 키운 후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으로 고객층을 세분화한 AI 3대 서비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구축형 AI고객센터(AICC)인 'U+AICC 온프레미스' ▲중견·중소기업 대상의 구독형 AICC인 'U+AICC 클라우드' ▲소상공인을 위한 AI 솔루션인 '우리가게 AI' 등 3대 AI 서비스를 제공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10월29일엔 통신 맞춤형 생성형 AI '익시젠'(ixi-GEN)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익시젠은 LG유플러스 AI 브랜드 '익시'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것으로 LG AI 연구원 '엑사원'의 원천 AI 소스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대형언어모델(LLM)이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전무는 "익시젠을 중심으로 LG AI연구원,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초거대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익시젠은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전망이다.

통신사, AI에 강점 있어… 통신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AI 브랜드 익시의 AI 기술을 테스트하는 모습._/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AI 브랜드 익시의 AI 기술을 테스트하는 모습._/사진=LG유플러스

통신사들의 AI 강화 전략은 레드오션(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한 특정 산업 내 기존 시장)이 된 통신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으로 AI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은 2032년 1조3000억달러(약 175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AI 시장은 2027년 4조4000억원(한국IDC 전망)까지 예상된다.

AI는 통신사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막대한 자본이 드는 만큼 대기업 통신사들의 자본력은 AI 추진 동력의 핵심이다. 충분한 실탄 없이는 AI 진출은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AI에 필수적인 데이터 부분에서도 통신사는 강점이 있다. 초거대 AI는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 데이터를 운영할 전문 인력, 신뢰성 확보를 위한 검증 과정이 필수다.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야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네트워크와 플랫폼 사업을 오랜 기간 영위해온 통신사들은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통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학습시켜 통신업 자체를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다음 AI를 여러 분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초거대 AI를 사용하고 싶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파라미터 모델을 직접 만들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들은 기존에 공개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튜닝해 활용하는 실정이다.

기존 파운데이션 모델을 쓰면 민감 정보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알 수 있어 '데이터 자주권'이 흔들리고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수익을 내기 위해선 특화 AI의 미세조정(Fine-Tuning·파인 튜닝)이 필요하지만 기존 상업용 모델은 마지막까지 미세조정을 제공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초거대 AI의 대표적인 문제인 환각(Hallucination·할루시네이션) 현상은 통신사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거짓이나 왜곡된 내용을 생성하는 환각으로 AI 서비스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정확하지 않고 편향된 정보를 전달하면 고객 확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신 3사는 초거대 AI 사업을 선보이면서 환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