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욱의 세계人터뷰] 리투아니아 농업부장관 "클라이페다 항구, 우크라의 희망"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 단독 인터뷰 "푸틴은 패한다. 전쟁의 교훈은 '민주주의'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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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는 리투아니아 동부에 위치한 클라이페다 항구와 한국·리투아니아 협력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달 1일(한국시각) 머니S와 인터뷰하는 나빅카스 장관(오른쪽). /사진=김태욱 기자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에 주목받는 국가가 있다. 바로 리투아니아다. 리투아니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리투아니아 동부에 위치한 클라이페다 항구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클라이페다 항구를 통해 곡물 수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업 협회는 지난 10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리투아니아를 연결할 철도망이 필요하다"며 "폴란드에 보다 넓은 광궤 철도망 구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폴란드 등 대다수 유럽 철도가 표준궤(1435㎜)를 사용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광궤(1524㎜)를 사용한다.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길 모색에 나선 이유는 기존 흑해 항구로는 부족해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은 전년 대비 16.7% 감소했다. 흑해 항구가 닫힐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유엔의 중재로 곡물 수출 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는 지난 10월 돌연 협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협정은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둔 지난달 17일 연장됐으나 불안전성은 그대로 남아있다.

리투아니아도 클라이페다 항구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지난 5월 미 매체 폴리티코는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이 클라이페다 항구를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의 해법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클라이페다 항구를 조명했다.

머니S는 지난달 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리투아니아대사관에서 나빅카스 장관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는 나빅카스 장관이 지난달 '제17차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계기로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머니S는 이후 추가로 서면 인터뷰(12월16일)를 진행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나빅카스 장관은 "클라이페다 항구는 리투아니아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패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확신했다.


"클라이페다 항구, 우크라 곡물 선적에 적합"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은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 항구의 장점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사진은 클라이페다 항구. /사진=로이터
- 클라이페다 항구가 우크라이나에 갖는 의미는.


▶클라이페다 항구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전쟁 이전에도 (우크라이나) 흑해와 (리투아니아) 발트해를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리투아니아를 잇는 철도길은 있다. 다만 철도망 궤가 다르다. 철도망 궤가 통일되면 물류 흐름이 회복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비유전자변형 콩 생산국이다. 비유전자변형 식품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독일 등에서 큰 수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클라이페다 항구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목표다.

- 클라이페다 항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클라이페다 항구의 장점은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대다수 항구와 달리 클라이페다 항구는 다양한 유형의 화물 선적/하역에 적합하다. 지리적으로도 우크라이나 화물이 스칸디나비아로 향하기 위해선 클라이페다 항구를 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리투아니아는 주요 밀 수출국이다. 항구 건설에 공을 들인 이유다. 최근까지 벨라루스산 비료가 클라이페다 항구를 통해 수출길에 올랐다. 지금은 (대벨라루스) 제재 등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을 위한 여분의 공간이 자연스레 마련된 셈이다. 클라이페다 항구는 부동항이란 장점도 있다.

- 장기적인 목표라고 했는데 유럽의 표준궤와 우크라이나의 구소련 광궤 차이 때문인가.

▶맞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광궤를 사용하지만 폴란드는 이보다 좁은 표준궤를 사용한다. 리투아니아도 일부 구소련 광궤를 사용한다. 하지만 철도 통일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인근에 곡물 창고 배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폴란드 그단스크 항구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단스크 항구의 적재량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 철도망 구축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EU(유럽연합)가 우크라이나에 유럽 표준궤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 아픔에 공감"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은 “한국에서 만든 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FSRU) ‘인더펜던스호’ 덕분에 러시아 에너지로부터 독립했다”며 “한국은 특별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1일(한국시각) 머니S와 인터뷰 중인 나빅카스 장관. /사진=리차르다스 쉘레파비치우스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
- 지난 3분기 동안 리투아니아 농산품 가격이 전년대비 36%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정부는 물가 상승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기료 보조금 지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대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EU에 에너지 대란을 일으켜 반정부 시위를 꾀했으나 실패했다. 리투아니아는 한국에서 만든 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FSRU) '인더펜던스호' 덕분에 러시아 에너지로부터 독립했다. 한국이 특별한 이유다.

-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 질소는 가스에서 추출된다. 에너지 대란이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비료 가격이 상승할 수는 있으나 비료 수급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비료 없이도 농업에 문제없다.

- 앞서 신재생 에너지를 언급했다. EU가 오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축산 업계 로비스트들의 압력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사실이 아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 EU의 입장은 확고하다. 물론 유럽이 최근 석탄을 사용하는 등 기후 변화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는 푸틴의 잔혹성 때문이다. 탄소 중립을 향한 EU의 목표는 흔들림 없다.


"한국, 리투아니아의 소중한 동반국"


케스투티스 나빅카스 리투아니아 농업부 장관은 “한국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국가”라며 한국-리투아니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 항구에 정박한 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FSRU) ‘인더펜던스호’. /사진=로이터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푸틴의 패색이 짙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전쟁의 교훈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이다. 한국을 찾은 이유도 민주주의에 있다. 리투아니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1945년부터 1954년까지 9년 동안 소련과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우리는 리투아니아의 '국격'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결국 우리는 목표를 이뤘다. 오늘날 우크라이나도 비슷하다.

- 한국과 리투아니아의 농업 분야 협력 전망은.

▶한국과 리투아니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현재 EU는 한국에서 라면을 수입하지만 향후 한국의 기술을 도입, 라면 생산에 나설 수 있다. 불가능은 없다. 한국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국가다. 불과 5년 전 유럽은 전기차의 상용화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의 아이오닉은 전기차의 표본이 됐다.

올해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에 경공격기 FA-50을 수출하며 방산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양국 농업 분야 협력의 미래가 밝다는 기존 믿음은 정황근 농림부 장관과 오유경 식약처장과의 회담을 통해 확고해졌다. 하루빨리 다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민주주의의 가치가 더욱 소중한 오늘날 양국의 협력, 특히 비즈니스 협력과 인적 협력이 동시에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투아니아에서 현대차-기아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자동차에는 '사람의 얼굴', 즉 감정은 없다. 폭넓은 인적 교류가 필요한 이유다. 올해가 양국 협력 증대의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김태욱
김태욱 [email protected]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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