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이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이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 물적분할 안건을 다룬다. 소액주주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안건이 통과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DB하이텍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팹리스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올린다. 비주력인 팹리스는 자회사로 떼내고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전환해 고수익 전력반도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B하이텍은 지난해 한 차례 물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주주들의 반대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재의결했다.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분할 후 신설 자회사가 상장돼 기업가치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분할계획서에 분할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신설 자회사를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 DB하이텍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5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5년 뒤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5년 이내' 조항을 삭제할 것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달 중순 진행된 회사와의 미팅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자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뜻을 모았다.


DB하이텍은 주총을 하루 앞두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DB하이텍은 먼저 분할 자회사 상장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만약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분할신설법인의 상장 진행 여부에 대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모회사 정관에 명시하고, 5년이 지난 후 상장에 대해서도 '상장 추진 시 모회사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무화 조항'을 자회사 정관에 신설해 모회사 일반주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모회사의 사내이사 1인 이상을 자회사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시키고 모회사 감사위원회에 자회사 경영상태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과 모회사 분기사업보고서에 자회사의 주요 변동사항을 공시하는 등 자회사 경영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주당 배당금을 배당성향 10%에 해당하는 1300원으로 늘리면서 향후 배당성향 10%를 정책화하는 방안과 올해 안에 자사주 비중을 10%까지 확대하고 2024년에는 15%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연대는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목 소주연 대표는 "주총 하루 전 급하게 발표된 내용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이미 소주연은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뜻을 모았고 예정대로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