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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음식점 앞에 배달기사들이 포장 음식을 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하는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매장 이용에 제한이 생기면서 사실상 업계는 배달만 바라보는 처지가 된 것. 하지만 배달기사 일손이 부족한 데다 배달앱 입점, 배달대행업체 계약도 순탄치 않아 자영업자들이 대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달만이 살길”… 수요 ‘껑충’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6일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 매장 이용까지 제한되면서 배달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방역 강화 방침이 나온 뒤 첫 주말인 지난달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서울시 배달앱 ‘띵동’에서도 같은 기간 주문 건수가 33% 상승했다.
배달앱에 신규 입점을 희망하는 업주도 늘고 있다. 사실상 배달만이 외식업계의 유일한 대안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입점 문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제라도 배달 안되나요?”
하지만 배달이 뾰족한 대안은 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전까지 매장 영업만 해온 음식점 업주들은 배달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달앱 입점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배달대행업체에선 신규업체 모집을 꺼리고 있어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에 입점하려면 서류 준비부터 신청, 검토, 등록까지 최대 한달 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는 입점까지 걸리는 기간도 배달의민족이 5~10일, 요기요는 1~2주가 소요된다. 적어도 방역 강화 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6일까진 입점이 불가능한 셈.
외식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대형 외식업체들은 이미 코로나19 초기부터 배달을 강화했지만 영세상인들이 문제”라며 “지금부터 입점 준비를 해도 한달이 걸리는데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은 “상황에 따라 지연될 수 있으나 업주들이 직접 온라인에서 신청할 경우 빠르게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측은 “업주가 제출한 서류들을 살펴보고 메뉴 등 정보를 일일이 규격에 맞게 등록을 해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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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밤 9시가 넘어선 시각, 방역 강화 조치로 문 닫은 매장에 배달기사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배달대행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도 순탄치 않다. 배달대행업계가 기존 업주들의 주문량 소화에도 진땀을 빼는 상황이어서다. 이 때문에 신규 업주들과 계약 진행을 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인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배달앱 등록 자체도 오래걸리고 배달대행업체에선 신규업체를 잘 안받는다”며 “매장에서만 팔던 음식을 배달로 돌리기에 단가 등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배달업계 인력확보 ‘비상’
배달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수요는 폭증했으나 이를 소화할 배달인력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배달주문건에 비해 배달기사가 부족해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배달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배달 비용도 증가하면서 가맹점주가 직접 배달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다. 배달의민족은 포장 활성화 정책을 대안으로 내놨다. 앱 내 ‘배민오더’ 서비스명을 ‘포장주문’으로 변경하고 포장주문 결제시 식당이 카드사·PG사에 내야하는 결제 수수료(약 3%)를 연말까지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중개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배달대행업체는 배달료를 인상안을 택했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지난 29일 ‘코로나 할증’ 명목으로 수수료 500원을 인상한다고 업주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기본 배달 거리 500m에 붙는 기본 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린 것. 앞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도 이달 초 배달기사에게 지불하는 배송료나 인센티브를 한차례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