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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아이 메이드]의 두 번째 주자는 5인조 밴드 엔플라잉의 이승협(29)이다. 엔플라잉 리더인 이승협은 팀에서 랩, 보컬, 피아노, 기타는 맡고 있다. 여기에 작곡, 작사, 편곡까지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지난 2015년 데뷔 앨범 '기가 막혀'의 수록곡부터 작사에 참여한 이승협은 2019년 연간 프로젝트인 '플라이 하이 프로젝트' 싱글 앨범을 통해 발표한 '옥탑방'을 시작으로 현재 엔플라잉 앨범 대부분의 곡을 작업 중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따라 곡을 만들면서 작곡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이승협은 밴드를 지망해 FNC엔터테인먼트에 문을 두드렸다.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 없던 그에게 연습 과정은 혹독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곡과 작사를 배웠고 지금의 '작곡하는' 이승협이 탄생할 수 있었다. 랩 포지션도 맡았던 이승협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작사에도 몰두했다. 덕분에 데뷔 앨범부터 작사진에 이름을 실었고, 동시에 자신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작곡들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데뷔 이후 4년간 열심히 달려온 이승협에게 2019년은 전환점이 됐다. 그 해 1월에 발표한 '옥탑방'이 대히트를 치며 엔플라잉과 이승협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 '옥탑방'은 발매 직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두 달이 지난 뒤부터 역주행을 시작했다. 800위대였던 순위는 차츰 상승해 1위를 찍으며 놀라움을 줬다. 당시 차트를 매일 확인했다는 이승협은 "잘 돼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옥탑방'의 역주행으로 이제 괜찮아지겠단 생각이 들더라"며 "팬들한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될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옥탑방'은 엔플라잉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됐지만, 이승협에게는 한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큰 성공 이후, '옥탑방 같은 걸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부담감이 생긴 것. 그럼에도 '옥탑방'에 머무르기 보다는, 엔플라잉을 생각하고 '공감'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심하며 '아 진짜요.' '굿밤' '스타라이트' 등을 꾸준히 발표, 엔플라잉의 음악을 이어나갔다. 이승협은 이런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보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담아낸 솔로 싱글 '온 더 트랙'을 지난 22일 발매했다. '80세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진지하게 드러낸 이승협을 뉴스1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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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아이 메이드】②에 이어>
-데뷔 6년 만에 처음 솔로로 데뷔했다.
▶내가 먼저 솔로를 할 줄 전혀 몰랐다. 하게 된다고 했을 때 꿈같고 설레기도 했다. 걱정도 있었지만, 그걸 덮을 만큼 연습을 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하. 내가 리더라 가장 먼저 출격하게 된 것 같다. 리더로서 책임감을 실어주고자 솔로로 나선 것 같다.
-솔로 앨범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싱글 앨범이라 아쉽지 않나.
▶3~4개월 정도 준비했는데, 이번에 진짜 욕심내고 싶었다. 불이 활활 타올라서, 8~9곡도 내고 싶었다. 하지만 곡이 많은 것보다 새로운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더 신경 썼다. 그렇게 퀄리티를 생각하다 보니 수록곡이 줄었다. 사실 원래 여섯 곡 정도 써둔 게 있어서, 두세 곡만 더 작업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회의를 거치다 보니 한 곡만 살아남았다. 하하. 그래도 내가 만든 곡들을 듣고 '이건 네 노래네'란 피드백을 들은 게 기억에 남는다. 음악에서 내 스타일이 있다는 그 말 자체가 정말 좋았다.
-솔로 데뷔 소식에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 빈자리도 느꼈을 것 같다.
▶내가 먼저 멤버들에게 솔로로 나올 것 같다고 얘기를 꺼냈다. 지금 엔플라잉 공백이 1년인데, 내가 솔로로 나오는 게 맞을까 고민이 컸다. 그런데 멤버들이 내 솔로도 좋다고 하더라. 난 엔플라잉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엔플라잉 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현재 멤버들이 개인 활동도 하고 있으니까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서 공백을 줄이고자 가장 먼저, 솔로로 나오게 됐다. 사실 솔로 활동을 하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니까 힘들더라. 그래서 실수도 많이 하고 빈자리도 많이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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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타이틀곡 '클리커' 역시 본인이 작사, 작곡했다. 작업 비화를 들려달라.
▶타이틀곡을 작업할 때 힘들어했다. 맨날 해왔던 대로 한 느낌이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회사에서 작가님을 추천해줬다.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배울 기회가 될 거라고 해서 작가님을 만나서 함께 작업했다. 그래서 원래 내 핸드폰 메모장에 있던 아이디어인 '클리커'를 발전시켜서 작업했다. 클리커는 반려견 훈련 도구다. 강아지가 잘했을 때 '달칵' 소리를 내는 도구로, 강아지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이다. 클리커 같은 도구로 긍정적으로 빨리 바뀌고 싶단 내 마음을 담았다.
-엔플라잉 앨범과 이번 솔로 앨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엔플라잉이 곧 나라고 생각하지만, 솔로 앨범에서는 음악적으로 편곡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클리커'에 어쿠스틱 악기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큰 베이스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멜로디 자체도 리듬을 탈 때 박자를 조금 틀어서 다른 포인트를 주려고 했다. 그리고 솔로라 랩이 더 많아졌다. 다만 가사의 느낌은 바꾸기가 어려워서, '나'인 상태로 작업했다. 그냥 멤버들이 없으니까 그 색들을 나로 채운 것 같다. 내가 가진 모든 스킬을 총동원했다. 그리고 무대에서 춤을 춘다는 점이 가장 다르다. 특별한 퍼포먼스는 없지만 새로운 모습을 위해, 승협이가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떨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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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소속사 FNC와 멤버들 전원 재계약을 맺었다. 향후 엔플라잉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나.
▶우선 멤버들과 열심히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재계약 기간에 총괄 프로듀서님이 그동안 우리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고, 우리에게 '80세까지 음악 하게 해줄게'라고 말한 것을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다 같이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멤버들과 함께 엔피아에게 우리의 음악을 자주 들려드리려고 한다.
-엔플라잉 앨범 준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지금 곡 작업과 녹음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준비하는 앨범에는 멤버들이 작업한 곡도 들어갈 예정이다. 그래서 이전 앨범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줄 것 같다.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었는데, 마침 내가 솔로 하면서 느낀 부분들이 있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 변화가 두렵기도 했는데, 그거에 부딪히지 않으면 내가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머무르기 싫은 만큼, 매번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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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지난 6년간 가장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
▶솔로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멜로디를 끌고 갈 능력이 생긴 것 같다. 데뷔곡 '기가 막혀' 때엔 긴장을 진짜 많이 해서 아직도 그 기억이 남아 있는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100%는 아니고, 반 정도는 채워진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고, 그게 언제 완성이 될지 생각을 많이 한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느낀다. 내 음악의 원동력인 홍삼 같은 엔플라잉, 엔피아(팬클럽명), 가족 덕분에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서 어떤 점을 각인되고 싶나.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잘해서 멋있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음악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 일단 내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안 생기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으로 내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자연스레 내 음악도 계속 들어봐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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