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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시장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유행 따라 바뀌는 SNS 대세, 이유는?
트위터가 전 세계에 퍼지고 페이스북이 자리 잡으면서 최근 10여년 동안 소셜미디어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까지 서비스하며 소셜미디어의 대표주자가 된 페이스북은 애플·구글·아마존·넷플릭스 등과 함께 글로벌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860억달러(약 98조8000억원), 영업이익 327억달러(약 37조5700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2.6%·36.3% 증가한 수치다.페이스북처럼 꾸준히 고공비행을 유지하는 소셜미디어도 있지만 이른바 ‘대세’는 시기마다 바뀌어왔다. 이런 현상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0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 이용률은 2013년 무려 55.4%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16.6%까지 떨어졌다. 반면 2014년 0.4%에 불과했던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지난해 22.3%까지 올라가 페이스북(23.7%)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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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이용률 변화. /자료=KISDI, 그래픽=김민준 기자 |
이상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팀장은 “세계 시장과 차이가 있다면 국내 고유 서비스 이용률이 건재하다는 것”이라며 “연령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스토리는 4050의 이용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이용 경향이 교류보다는 관심사 공유나 콘텐츠 획득으로 바뀌고 있지만 특정 연령대에서는 여전히 친교와 관계가 주 이용 이유가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 핵심 이용층인 MZ세대는 전 세계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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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로 한국에서 시작된 달고나커피 만들기 ‘K집콕놀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됐다. /사진제공=인스타그램 |
박진섭 메조미디어 트렌드기획팀장은 “최근 짧은 영상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성장세가 눈에 띈다. 특히 틱톡은 2018년 기점으로 급성장해 Z세대를 겨냥하는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마케팅으로 시니어 세대를 공략한다면 밴드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Z세대 대상이라면 틱톡에서 전략을 펼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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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영상 SNS 붐을 일으킨 틱톡의 첫 화면(왼쪽)과 검색 탭 화면. /사진제공=틱톡 |
강화되는 개인정보보호… 광고 매출 반토막?
소셜미디어 업체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다. 페이스북은 올해 1분기 기록한 전체 매출 261억7000만달러(약 30조700억원) 중 254억3900만달러(약 29조2300억원)이 광고 매출이다. 비율로 따지면 97.2%에 달한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것도 광고 단가가 전년 동기보다 30% 뛴 게 큰 영향을 미쳤다.하지만 애플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광고 매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4월 애플은 iOS 14.5 업데이트로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모바일 기기에 부여되는 고유 식별 값인 광고식별자(IDFA)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되도록 하고 IDFA 공유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그동안 광고업계에서는 각 기기에 부여된 이 IDFA 기반으로 이용자 행동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다. 페이스북의 경우 소셜미디어 데이터와 앱 사용 패턴 등 정보를 수집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다른 모바일 앱에 게재한 뒤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아왔다. 이에 페이스북은 ATT 도입 전부터 “맞춤형 광고로 도움을 받아온 중소사업자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애플을 비난하면서 미국 주요 일간지들에 전면 광고까지 내가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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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8개 주·지방정부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날 페이스북은 시가총액 1조달러에 클럽에 입성했다. /사진=로이터 |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운영체제(OS)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정책이 소셜미디어 사업자나 마케팅 시장과 충돌하고 있다. 애플 ATT 정책으로 많은 광고주가 안드로이드로 옮겨가는 상황”이라며 “개인화 추천은 소셜미디어 사업자 생존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 향후 일차적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가진 OS 사업자 기반 소셜미디어와 기존 대형 소셜미디어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영상 다음 트렌드는? 오디오와 메타버스?
숏폼 영상 플랫폼으로 틱톡이 성공을 거둔 이후 경쟁사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았다. 최근에는 이런 현상이 오디오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잠깐 열풍을 일으켰던 ‘클럽하우스’의 영향이다. 이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세계적인 유명인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 다운로드 수가 10배 증가하고 하루 만에 이용자가 200만명 증가하는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하지만 클럽하우스의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월 960만건에 달하던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2개월 뒤인 4월에는 92만건으로 급강하했다. 이에 대해 메조미디어는 유명인사가 떠나자 이용자도 떠난 것으로 분석한다. 이용자가 클럽하우스의 장점으로 꼽았던 폐쇄성과 휘발성도 ‘양날의 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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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지난 5월 음성 커뮤니티 서비스 ‘스페이스’를 시작했다. /사진제공=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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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VR기기 오큘러스2 기반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인 인피니트 오피스. /사진제공=페이스북 |
앞으로 소셜미디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기술로 VR·AR(가상·증강현실)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화제로 떠올랐던 게임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이 새로운 소셜미디어로 자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VR기기 분야를 선도하는 자회사 오큘러스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이 분야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다. 오큘러스 기반 가상 사무실 ‘인피니티 오피스’나 VR 소셜 플랫폼 ‘호라이즌’ 등의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소셜미디어 기반의 광고 매출이 하락할수록 페이스북의 이 같은 사업 다변화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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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VR 소셜 플랫폼 ‘호라이즌’. 현재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페이스북 |
이상준 인기협 팀장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특수성은 실제와 같은 상호작용이 그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교류가 이뤄지는 소셜미디어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메타버스를 차용하기보단 메타버스 플랫폼이 소셜미디어 성격을 띠며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핵심 이용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