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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지난 2008년 조지아 전쟁 이후 친러 자치공화국으로 분리한 남오세티야가 러시아연방에 편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31일 조지아가 반발, 첫 입장을 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비드 잘카리아니 조지아 외교장관은 이날 남오세티야가 러 연방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개최하려는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아나톨리 비빌로프 남오세티야 대통령은 전날(30일) "가까운 시일내 러시아 연방에 편입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달 10일 예정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빌로프 대통령은 이날 로시야-24TV를 통해 러시아 연방 편입 이후 북오세티야와의 통일 절차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북오세티야는 러시아 연방에 소속돼 있으며, 러시아어로 '북쪽'이라는 의미를 따 '세베로오세티야 공화국'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조지아내 '미승인국'이란 불분명한 지위로 남아 있던 남오세티야는 2008년 조지아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독립국으로 인정받은 뒤, 금융지원과 군사지원(러군 주둔)을 받아왔다. 주민들이 러시아 여권도 발급받고 있다.
남오세티야의 러시아 연방 편입 시도가 주목받는 건 특히 여러모로 조지아와 꼭 닮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한 달 하고도 일주일 째 전쟁을 치르고 있어서다.
조지아는 2008년 4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약속받은 뒤, 그해 8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러 접경 남오세티야를 공격, '남오세티야 전쟁'을 일으켰다.
남오세티야 지역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곧장 군대를 보냈고, 이에 분쟁이 '조지아 전쟁'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러 접경 분리주의 지역인 압하지야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국 두 지역에서 모두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분리주의 세력이 정부군을 물리치면서 조지아는 세 동강이 났다.
이 때부터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군사적으로 보호(주둔)'해 왔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 일 같지 않은' 조지아 정부는 숨죽인 채 사태를 주시해 왔다.
남오세티야와는 달리, 압하지야는 러 연방 편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발레리 크바르치아 압하지야 국회의장은 전날(30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가깝고 친밀한 국가이지만, 우리 공화국은 러시아연방에 합류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압하지야의 또 다른 고위 당국자인 세르게이 샴바 안전보장위원장(Security Council Secretary)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오세티야의 열망을 지지하지만, 러 연방 가입이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진 않겠다"고 일축했다.
조지아 전쟁으로부터 정확히 6년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친러 주민이 많은 크름(크림반도)을 무력 점령한 상태에서 국민투표를 열고 찬성 우세로 크름을 병합했다. 이후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 '갈등의 씨앗'을 심어둔 뒤 다시 8년 만에 이 갈등을 빌미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 개전 사흘 전인 지난달 21일 반군이 임의 선포한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을 각각 독립국으로 일방 승인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의한 돈바스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문제 해결'을 명목으로 한 '특별군사작전(전쟁)'을 개시했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어떤 면에서 '조지아의 크름'이자, '조지아의 돈바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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