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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4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으나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시행되면서 향후 실적 전망에 기반이 되는 주가 상승 재료가 사라졌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물가상승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전날 596.94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4.07포인트(0.69%) 오른 수치다. KRX은행지수는 지난달 31일(621.71) 이후 3거래일 만에 상승에도 불구하고 6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종목도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이날 KB금융은 전일 대비 950원(2.01%) 오른 4만8100원, 신한금융은 150원(0.43%) 오른 3만4750원, 하나금융은 350원(0.93%) 오른 3만8050원, 우리금융은 150원(1.31%) 오른 1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연 2.50%로 인상된 지난 25일에도 금융주들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 신한금융이 1% 가까이 상승했고 하나금융(0.9%)과 우리금융(0.8%)도 강보합세를 보였고 KB금융은 0.2% 하락했다.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호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정한데다 물가도 오르면서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그만큼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 규제도 금융주의 발목을 잡는다. 이달부터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간 차이) 공시가 실시되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예·적금 금리는 즉각 큰 폭으로 상향했지만, 대출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들의 마진에 긍정적"이라며 "기준금리가 전망대로 인상된다면 마진은 다음해 1분기나 2분기 초까지 조금씩이라도 개선돼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