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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의 개발을 담당한 금강선 디렉터가 12년간의 게임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16일 지스타2023 컨퍼런스(G-CON)에 키노트 연사로 나선 금강선 디렉터는 '로스트아크 12년간의 개발 비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금 디렉터는 개발 과정 7년과 서비스 기간 5년 등 10년 넘게 담당한 전 총괄디렉터로,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과 콘텐츠 개선 노력으로 유저들에게 '빛강선'으로도 불린다.
금강선 디렉터는 "누군가에게 인생 게임이 되자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로스트아크 개발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첫 작업은 하이 컨셉과 세계관을 정하는 것이었다.
로스트아크의 방향성은 '쿼터뷰 놀이의 블록버스터화'로 정했다. 금 디렉터는 "제작 효율성을 낮춰 쿼터뷰 게임인데도 스카이박스를 만들고 카메라를 바꿔가며 연출을 하는 등 쿼터뷰 게임의 장단점을 맞교환하면서 하위 컨셉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5개월간의 게임 구상 끝에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텍스트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려워 애니메이션 페이지로만 200장을 만들었다. 로스트아크는 2011년 9월 승인을 받고 '프로젝트 T'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과정 중 2014년 지스타 출품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금 디렉터는 당시를 회상하며 "3년간 개발 피로가 누적되면서 레임덕이 찾아와 '지스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며 내부에서도 불만이 속출, 개발진의 동기부여도 필요했다.
금 디렉터는 4개월간 개발을 멈추고 지스타 준비에 매진, 20분짜리 트레일러를 제작해 공개했다. 지스타에서 받은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관심은 개발진의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금 디렉터의 승부수가 통하며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3번의 CBT를 거쳐 2018년 OBT를 시작했다. 당시 런칭 MMORPG 신기록인 동접 35만을 기록했다. 월드컵을 누르고 구글 검색 순위 1위에 오르고, 게임대상 6관왕을 차지하는 등 기록적인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미흡한 운영과 엔드콘텐츠 부재 등 많은 문제로 로스트아크 시즌 1은 빠르게 추락했다.
금 디렉터는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 시즌2를 준비했다. 차후 계획됐던 '군단장 레이드'를 엔드 콘텐츠로 제시하며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서비스 5주년을 맞은 로스트아크는 하루에만 123만 명의 유저가 즐기는 글로벌 MMORPG로 성장했다.
실패 경험을 공유한 금 디렉터는 개발자들을 향한 조언도 건넸다. 금 디렉터는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실패의 순간이 온다"며 "실패를 인정하되 너무 크게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실패해도 개발진이 쌓아 올린 가치는 부정하는 대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 디렉터는 명언을 인용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는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전하며 "개발자 분들이 많을텐데 실패했을 때 그 경험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