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2469.69)보다 0.65포인트(0.03%) 상승한 2470.34에 장을 마감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9.69)보다 0.65포인트(0.03%) 상승한 2470.34에 장을 마감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래에셋증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보통주 1000만주를 매입한 후 3개월 만이다.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가조작 논란과 실적 부진 등 악재에 시달렸던 증권주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4월25일까지 보통주 1000만 주, 2우선주 50만 주를 매입한다. 유통주식 수의 약 2.2%, 0.4%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700억원어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에도 보통주 1000만 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2021년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 공정공시 이후 자사주 취득 발표는 네 번째다. 그동안 취득한 자사주는 6636억원어치다. 이번에 취득하는 물량까지 합하면 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7200원으로 0.84% 상승 출발했다. 전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5.15% 오른 7140원에 마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주가 상승 기대감을 실어주고 있다. LS네트웍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23일 자사주 매입을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577만895주로 637억7416만원 규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는 4205원에서 이튿날 3.69% 올랐고 이날 오전 4260원으로 1% 강세를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이 담긴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매년 배당한다는 내용이다. 주가는 9만원에서 12월 10만원대까지 올랐고 현재 9만3000원에 머물고 있다.

'1조클럽' 증권사 없다… 부동산PF 업황 부진에 태영건설 여파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우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전무하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증권 역시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메리츠증권도 부동산 PF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 추정치는 8000억원대로 내렸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70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부진으로 악재가 겹친 탓이다. 부동산 경기가 당장 회복되기 어렵고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여파가 이어져 증권사의 실적 개선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수익의 회복 저하 가능성이 제기돼 상반기까지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인상되면서 순이자수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