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이 40조원을 목전에 뒀다./사진=이미지투데이
카드론 잔액이 40조원을 목전에 뒀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이들이 신용카드사로 몰리면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4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가계 생활자금 등으로 중·저신용자들의 카드론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취급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2월과 비교해 78억원 늘었다.


이 기간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로 15.58%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우리카드(14.87%), 비씨카드(14.79%), 하나카드(14.70%), 신한카드(14.36%), KB국민카드(14.30), 현대카드(12.99%) 순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신용점수 700점 이하) 대상 평균금리는 우리카드가 18.26%로 가장 높았으며 비씨카드(18.20%), 롯데카드(17.88%), 신한카드(17.21%), 현대카드(17.19%), 하나카드(16.56%), KB국민카드(16.23%)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등 급전대출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지만 돈 빌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 2분기 카드사의 대출태도는 마이너스(-)6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플러스(+)를 나타내면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출 태도를 완화한다는 의미지만 마이너스(-)는 금융사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이전보다 대출문턱을 높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드사의 대출태도는 지난해 ▲1분기 -14 ▲2분기 -6 ▲3분기 -7▲4분기 -38로 줄 곧 마이너스대를 유지 중이다.

수요가 몰리지만 카드사들이 대출 조이기에 돌입하는 건 연체율 상승과 차주들의 신용위험지수가 악화되고 있어서다.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1분기 36을 찍은 뒤 ▲2분기 6 ▲3분기 7로 진정됐지만 4분기 31로 급증했다. 이후 올 1분기와 2분기 19를 유지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취급을 조절하면서 풍선효과로 카드론으로 몰리는 모습"이라며 "신용위험지수가 올라 연체율 관리가 필요한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