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2년 만에 메가 브랜드가 됐다. 새로의 흥행 요인은 맛, MZ세대, 브랜드 세 가지가 꼽힌다. /사진=롯데칠성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2년 만에 메가 브랜드가 됐다. 새로의 흥행 요인은 맛, MZ세대, 브랜드 세 가지가 꼽힌다. /사진=롯데칠성

[S리포트] 수도권·MZ 홀린 새로, 소주의 '새로'운 공식 쓴다

'처음처럼 새로'(새로)의 흥행 요인은 '맛' 'MZ세대' '브랜드' 세 가지다. 변화하는 한국의 술 문화를 저격하는 새로가 보수적인 소주 시장의 공식을 깨고 있다.

새로는 2022년 롯데칠성이 내놓은 무가당(제로슈거) 소주다. 국내 주류업계의 제로슈거 열풍은 새로가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확산하는 '부담 없이 가볍고 맛있게 즐기는' 음주 트렌드를 정조준했다. 2022년 9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다. 지난해에 매출 1256억원을 넘기며 메가 브랜드가 됐다.

'맛'있는 소주가 중요한 시대

새로의 약진에 힘입어 롯데칠성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을 15.3%에서 20.7%까지 끌어올렸다. 롯데칠성 측은 새로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 보다 27%가량 상승한 1600억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1분기 새로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4.2% 증가한 377억원이다. 새로 출시 이후 하이트진로, 지역 소주 기업까지 제로 슈거 제품을 내놨다.
새로 출시 이후 10%대에 머물던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증가했다. /자료=롯데칠성
새로 출시 이후 10%대에 머물던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증가했다. /자료=롯데칠성

코로나19 이후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 문화는 사라졌다. 메타베이에 따르면 선호하는 소주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맛이 32.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브랜드 22.3%, 가격 19.3%, 도수 16.3%, 쓴맛 정도 6.3%, 칼로리가 3.7% 순이다.


새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산뜻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먼저 탔다. 알코올 특유의 향은 덜하고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소주의 맛은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류와 음식의 조화를 중시하는 페어링이 음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새로의 맛이 젊은 세대의 호평을 받았다.

제로슈거·저도수, MZ세대 '헬시플레저' 저격

수도권과 MZ세대를 저격한 새로의 매력은 '저도수·제로슈거'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챙기는 MZ세대의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소주 시장에 '제로·저도수' 유행을 불러왔다.
최근 일반소주보다는 제로소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하기보단 가볍게 즐기려는 음주문화가 자리잡았다. /자료=롯데멤버스
최근 일반소주보다는 제로소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하기보단 가볍게 즐기려는 음주문화가 자리잡았다. /자료=롯데멤버스

최근 롯데멤버스가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조사한 주류 소비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로슈거 열풍에 힘입어 10명 중 7명은 '제로슈거 소주를 마셔봤다'고 응답했다. 음주 성향에 대해서는 '취하려고 마신다'는 응답은 36.4%,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 마신다'는 응답은 77.4%에 달했다. 오현진 롯데멤버스 리서치셀리더는 "올해는 '소버라이프'(자신에게 맞는 술을 찾아 가볍게 마시는 문화)와 헬시플레저가 주류 트랜드"라고 전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새로는 20~30대의 젊은 소비자가 주음용 층이다"며 "젊은 층의 방문율이 높고 유동 인구가 높은 강남, 건대 등과 같은 상권의 매출이 높다"고 전했다. 유흥시장 매출 중 이자카야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했다.

주음용 층이 젊다 보니 젊은 인구가 많이 사는 지역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다. 새로가 수도권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새로의 매출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권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호 새로구미로 구축한 '브랜드' 세계관

롯데칠성은 '새로구미'(새로+구미호) 캐릭터를 앞세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 서면의 새로 팝업 스토어에서 방문객이 새로구미의 소원폭포 앞에서 소원을 빌고 있다. /사진=롯데칠성
롯데칠성은 '새로구미'(새로+구미호) 캐릭터를 앞세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 서면의 새로 팝업 스토어에서 방문객이 새로구미의 소원폭포 앞에서 소원을 빌고 있다. /사진=롯데칠성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은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와 배우 이도현의 대결 스토리텔링 광고를 제작했다. 인기 배우 광고와 더불어 브랜드 탄생 배경을 담은 세계관을 확장하는 등 새로의 이색적인 광고 마케팅은 화제가 됐다.


새로는 출시 1주년을 맞아 서울 성수동에 '구미호가 사는 동굴'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팝업스토어는 마케팅 분석 사례로 사용될 만큼 이목을 끌었다. 롯데칠성은 성수동에 이어 대전 둔산동, 부산 젊음의 거리 등 전국 주요 상권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지방권 소비자들과 만남의 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엠버서더 새로구미를 앞세워 다양한 소비자 접점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속 전개할 예정"이라면서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을 개척한 새로를 이어 나갈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신사업 담당을 신설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