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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국민 및 가족 97명이 군 수송기(KC-330)를 타고 5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스라엘 침공 후 비행기 표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날 오후 12시50분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 가족 1명을 태운 정부 군 수송기가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수송기는 3일 한국에서 출발해 4일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한 뒤 우리 국민과 가족을 태우고 같은 날 오후 레바논을 떠났다.
당국자는 "민간 항공편 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 남부에서의 전황, 서방국가 등 여타 국가들의 철수 개시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철수 시점 및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레바논에 머물고 있던 한국인은 공관원 및 가족을 제외하면 130명 규모다. 이번 수송에는 강제성 없이 수요 조사를 거쳐 원하는 인원만 탑승했다. 박일 주레바논 대사 및 공관원들은 현지에 체류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8월 레바논 전 지역이 아닌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에 한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여행금지가 발령된 지역에 대한 체류·방문 시 예외적으로 여권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 지역으로 확대하면 국민 불편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과 레바논 간 양자관계도 고려됐다.
당국자는 "상황이 악화하거나 중동 전면전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서 레바논 전 지역에 대한 여행금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압달라 라쉬드 부 하빕 레바논 외교장관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 한국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레바논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하빕 장관은 조 장관의 요청에 대해 '잘 알겠다'면서 대한민국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