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병원에서 부모들이 신생아를 면회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인천 한 병원에서 부모들이 신생아를 면회하는 모습. /사진=뉴스1

저출생 극복을 위해 현행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경기도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노동시간 '주 4.5일제' 도입과도 맥을 같이한다.

경기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저출생 극복, 근로시간 단축과 일생활균형 확보부터'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근로시간 단축은 장시간 일하는 문화가 경제활동과 가족적 책무의 양립을 어렵게 한다는 데 따른 주장이다. 한국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83년 2.1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보고서는 초저출산의 여러 요인 중 육아 관련 제도의 낮은 실효성과 장시간 근로문화가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출산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이 2024년 전국 20~59세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생활균형을 이루는 데 가장 어려운 이유로 남자의 26.1%와 여자의 24.6%가 장시간 일하는 문화와 과도한 업무량을 꼽았다.


이 비율은 20대와 30대 여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 각각 39.3%, 31.5%의 비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으므로 응답자 대다수는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30~40대 남자와 20~30대 여성에서 이 비율은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적인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과 차이는 1시간 남짓으로 조사됐다. 하루 24시간 중 남자는 8.3시간을, 여자는 7.5시간을 근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상적인 시간으로 응답한 남자 7.2시간, 여자 6.5시간과 차이를 보인다.

특히 출산과 양육의 주 연령대인 맞벌이 가구의 30대에서 그 차이가 가장 커 근로시간 단축으로 남자는 84분, 여자는 87분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무자녀 가정보다는 자녀가 1명인 가정에서 출산 의향이 있는 경우 68분, 없는 경우 49분으로 나타났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이 우선 도입하고, 통근 시간 일부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경기연구원은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