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카타르 정부로부터 4억 달러(약 5700억 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선물받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사용 중인 에어포스원은 40년 된 기종"이라며 "보잉이 새로운 에어포스원을 제작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어렸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아랍 국가들의 공항에 주기된 비행기들과 에어포스원을 비교해 보면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는 보잉 항공기를 많이 구매하는 국가로 (에어포스원의) 제작 지연을 알고 있었고 돕고 싶다고 했다"며 "우리가 새 전용기를 만드는 동안 국방부가 몇 년간 사용할 보잉 747을 제공하겠다는 건 매우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하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유지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며 "내가 바보라면 '우리는 무료 항공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전설적 골프선수 샘 스니드의 언급을 들면서 "누군가 컨시드(홀컵에 가까이 붙을 경우 한 타에 집어넣을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것)를 주면(When they give you a putt), 공을 집어들고 다음 홀로 가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면 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국방부가 항공기를 선물받는 것으로, 이는 자신의 퇴임 후 설립될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것이며 퇴임 후 이를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ABC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해 사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고가의 선물에 대한 법적·윤리적 문제와 함께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에어포스원으로 외국 정부가 선물한 항공기를 사용할 경우 스파이 행위 등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 정부가 주는 모든 기증은 관련 법률을 완전히 준수해 수용되며,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 알안사리 카타르 정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으로 임시 사용될 항공기의 이전 문제는 현재 카타르 국방부와 미 국방부가 검토 중이지만, 양국 법무부에서 여전히 심사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 중인 에어포스원은 보잉 747-200B기종으로 30년 이상 운용되면서 정비가 잦은 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 당시 보잉에게 747-8 기종 두 대를 납품받기로 했으나 각각 2027년과 2029년으로 인도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