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를 앞두고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5.5.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후회 없이 즐겨보겠다."

정규리그 우승팀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던진 출사표다. 그의 말처럼 '도전자' LG는 챔피언결정전 기간 신바람 나는 농구를 했고, 창단 첫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7차전에서 SK를 62-58로 이겼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LG는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3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SK를 상대로 4승 3패를 거두며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의 감격적인 첫 우승에는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을 단숨에 강팀으로 변모시킨 조 감독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에서 LG 조상현 감독이 양준석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019-20시즌 9위, 2020-21시즌 10위, 그리고 2021-22시즌 7위 등 3시즌 연속 봄 농구 진출에 실패한 LG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선수 시절 5년간 LG에서 뛰었던 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부임 초기에는 프로팀 사령탑이 처음이었던 조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 부호가 붙으면서 팀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예상과 달리 조 감독은 빠르게 선수단을 장악했고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를 심어주며 패배 의식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LG는 조 감독 부임 첫 시즌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며 4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팀에 위닝 멘털리티를 이식한 조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면서 LG를 플레이오프 단골 팀으로 변모시켰다.

다만 앞선 두 시즌에서는 모두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새가슴'이라는 달갑지 않은 말을 들었는데, 이번 시즌엔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결에서 스윕을 거두며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들뜨지 않고 냉정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이행한 LG는 1~3차전을 잡아내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그러나 우승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4~6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그럼에도 조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았고, 7차전에서 SK의 공세를 막아내고 승리를 따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5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내밀고 있다.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5.9/뉴스1

SK의 강점인 속공을 봉쇄하고, 리그 최고 외인 자밀 워니를 효율적으로 막아낸 조 감독의 수비 전술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빛을 발했다.

불과 3시즌 전만 해도 '초보 감독' 꼬리표를 달았던 조 감독은 '우승 감독' 타이틀을 커리어에 추가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아울러 조 감독은 김승기, 전희철 감독에 이어 선수, 코치, 그리고 감독 시절 모두 우승을 경험한 역대 3호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