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기대를 모았던 미국 무대 데뷔 시즌, 지지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는 윤이나(22)가 톱랭커들이 대거 결장한 멕시코 대회에서 상위권 진입과 함께 자신감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윤이나는 23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멜레온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총상금 250만 달러)에 출격한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 평균타수상 등 주요 부문 타이틀을 휩쓴 윤이나는 LPGA투어에 진출해 큰 기대를 모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할 신인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이 한 번도 없고 최고 성적은 L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6위였다. 1, 2라운드에서 상위권 성적을 낸 적은 있지만 3, 4라운드로 가면서 성적이 나빠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5월 들어 출전한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선 연거푸 컷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LPGA투어는 국내 무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이동 거리가 있어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게다가 3라운드 54홀로 승부가 가려지는 대회가 꽤 있는 KLPGA투어와 달리 LPGA는 거의 모든 대회가 4라운드 72홀 대회라는 점도 윤이나에겐 버거울 수 있다. 지난 시즌 막바지 발목 통증으로 고전하며 대회 막판 부담을 가진 경험도 있다.

그래도 이번 주는 윤이나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여자 오픈을 1주 앞두고 열리는 신설 대회인데,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엔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와 2위 지노 티띠꾼(태국),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포함해 세계랭킹 '톱10'이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출전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는 15위(지난주 기준)의 찰리 헐(잉글랜드)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LPGA투어 우승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출전하기에 쉬운 도전은 아니다.
그래도 윤이나의 입장에선 부담감을 내려놓고 침착하게 경기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
특히 윤이나 역시 다음 주 US 여자 오픈에 출격하는 만큼, 큰 대회를 앞두고 좋은 성적을 내 자신감을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다케다 리오(일본)가 꼽힌다. 다케다는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만 8승을 쓸어 담고 올해 LPGA투어에 입성한 '슈퍼 루키'로, 3월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세계랭킹도 17위로 헐 다음으로 높고 최근 2개 대회 연속 '톱10' 성적으로 샷감도 올라와 있다. US 여자 오픈 이전 또 한 번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겠다는 각오다.
한국 선수 중에선 윤이나 외에 김세영(32), 최혜진(26), 신지은(33), 이소미(26), 지은희(39), 전인지(31), 박성현(32) 등이 출격한다. 유해란(24), 김효주(30), 고진영(30) 등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 주를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