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가 첫 연작소설집 ‘나의 어린 어둠’을 펴냈다.
‘나의 어린 어둠’은 실명을 앞둔 청소년기를 통과하는 네 명의 화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과, 그 창작 과정을 담은 에세이 한 편으로 짜였다.
저자는 시각장애라는 경험을 단지 개인의 특수한 고통으로 국한하지 않고, 가족·사회·자존감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섬세하게 짚었다.
동시에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의지로, 이 어둠을 헤쳐 나가는 인물들의 내면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연작소설집은 단지 시각의 상실만을 조망하지 않았다. 실명을 통해 관계가 무너지고, 계획이 틀어지고, 자존감이 흔들리는 모든 과정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
장애 문제를 사회적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도 돋보인다. 비장애인과의 간극, 장애인들 사이의 불균형, 제도적 부조리 등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마지막에 실은 자전적 에세이 '소설가가 되었다'에서 장애학교에서 안마사로 일하기까지, 글을 쓰지 못했던 시간부터 다시 이야기로 응답하기까지 여정을 고스란히 고백했다.
△ 나의 어린 어둠/ 조승리 씀/ 다산책방/ 1만 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