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프랑스로 입양 갔던 친동생과 재회한 뒤 느낀 심정을 고백했다.
TV조선(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는 12일 이건주와 나눈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이건주는 41년 전 헤어진 엄마에 이어 프랑스로 입양된 2살 차이 친동생과의 재회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가족을 다시 만나는 어려운 결심을 내렸던 이건주는 "가족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계속 알게 되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가족에 대한 의미가 많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게 가족은 할머니와 고모들밖에 없었지만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하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의미가 많이 바뀌었다. 가족이라는 게 그냥 나와 핏줄이 이어진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저런 마음을 나눌 수 있고 힘들 때 늘 내 편이 되어주는 게 가족이구나'라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아빠하고 나하고'를 통해서 친어머니와 만났다.
▶엄마라는 존재를 모르고 살아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이 생겨서 한 번쯤은 만나고 싶었다. 물론 이번 만남으로 그동안 안고 살았던 궁금증은 해소가 됐지만 단 한 번의 만남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 저를 키워 주시지는 않았지만 자식 된 도리로서 늦기 전에 한 번은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만나기로 결심했다. 엄마의 입장과 선택을 존중하기에 원망은 전혀 없고, 그저 무탈하고 건강하시길 바랄 뿐이다.
-남동생의 존재는 언제 알게 됐나.
▶ 남동생의 존재는 18년 전에 알게 됐다. 그때 동생 건철이가 한국여행을 하면서 '입양 기록' 문서를 가지고 경찰서에 갔고 '입양신청인'으로 등록된 할머니에게 연락한 거다. 그날 바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남동생과 만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
▶생각이 많았는데, 그냥 미안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 제 잘못도 아니고 건철이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냥 부모님을 대신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해줘야겠다 싶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몰랐던 가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계속 알게 됐을 때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들도 있다. 그동안 힘든 내색 없이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와 고모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겠구나 싶더라. 건철이도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됐을 때 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한 적도 있나.
▶동생 건철이는 그냥 죽을 때까지 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엄마 같은 경우는 그냥 궁금해서 만나고 싶었다. 저를 낳아준 분이니까 '어떻게 생기셨을까?'라는 원초적인 궁금증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애틋함이 크진 않지만, 미워하는 마음도 없다. 저를 낳아주신 건 감사하지만 낳아준 정보다 키워준 정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마보다 고모에게 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엄마도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니, 지금의 가족들과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가족과 재회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방송에서 가족에 대해 알려야 할 의무는 없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게 두려웠다. 어쨌든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하면서 우리 가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알려지게 됐으니 나름 해소가 된 것 같아서 속이 시원하긴 하다. 동생도 한국에 오면 떳떳하게 돌아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낼 것 같다. 저랑 비슷한 가정환경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고, 저보다 더 힘든 분들도 많을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 된 상황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건주의 가족사는 오는 17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