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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가 아닌 성장을 상장 명분으로 강조한 명인제약이 가치 평가에서는 '몸집'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29일 명인제약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사업이 유사한 비교기업에서 주력 제품인 정신신경용제(CNS) 주요 경쟁업체를 전부 배제했다. 해당 기업은 환인제약·대웅바이오·한국얀센·비아트리스 등이다. 환인제약은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가 명인제약을 창업하기 전 몸 담았던 회사다. 업계에서는 CNS 시장에서 명인제약과 1~2위를 다툰다고 본다.
명인제약은 대웅바이오를 자회사로 둔 대웅도 비교기업에서 제외했다. 대웅바이오는 CNS 점유율 5% 안팎으로 명인제약과 환인제약 뒤를 잇는 3~4위권이다. 명인제약은 대웅이 명인제약과 유사한 사업을 운영하고 규모 기준을 충족하는데도 지주회사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명인제약은 이들 대신 매출과 이익 등 기업 규모가 더 유사한 유나이티드제약·보령·종근당을 비교기업으로 정했다. 가치 평가를 한 KB증권 관계자는 "환인제약이 CNS 주요 경쟁사이긴하지만 재무 유사성 측면에서 제외했고 이외 기업은 국내 상장사가 아니라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명인제약은 가치 평가법도 성장성보다 기존 자산 규모가 중요한 EV/EBITDA를 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감가상각비와 같은 비 현금성 비용이 큰 산업으로 해당 산업 및 기업에 유용한 지표인 EV/EBITDA를 사용한다"고 했다.
명인제약과 달리 제약바이오 기업 상장에서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사용한 사례가 적지 않다. 명인제약이 업종 유사성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힌 기업 중 가장 최근 상장한 코스닥 상장사 지투지바이오가 PER을 택했다. 최근 상장 코스피 기업 기준으로도 바이오노트가 2022년 PER을 사용했다.
신약 가치가 높은 제약사는 이를 가치 평가법에 반영하기도 한다. 2020년 코스피 상장한 SK바이오팜이 EV/파이프라인(Pipeline)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명인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2년 6.56%에서 올해 상반기 4.71%로 내렸다. 공모금을 투입한다는 이탈리아 조현병 신약 사업은 이미 상장을 추진하고 있던 올해 1월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해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명인제약이 일단 밸류를 눌러 상장한 뒤 주가 등락에 따라 증여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이 실제로 상장 뒤 증여를 추진한다면 지분을 그대로 양도하는 방법보다는 지분 매각으로 현금 확보와 주가 하락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 등 명인제약 최대주주 지분 락업(의무보유 확약) 기간도 유연한 지분 매각 전략을 구사하기 유리한 구조다. 이 대표와 두 자녀를 비롯한 최대주주 등 지분 73.81%에 걸린 락업은 6개월로 최소 수준이다. 회사 직원들 지분인 우리사주 1년보다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