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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공급대책의 핵심 수단으로 리모델링을 공식화하면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첨단 기술과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9·7 대책을 통해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의 총회 전자의결, 인허가 의제 확대, 전용 85㎡ 초과 주택 분할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사비가 30% 이상 급등하면서 일반분양 의존도가 높은 재건축 사업은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이 제한되고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주민 동의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년 이상 장기간 사업 기간도 걸림돌이다. 이에 전국 노후 공동주택 상당수는 재건축 추진이 사실상 막힌 상태라는 분석이다.
반면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해 철거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공사비 절감과 인허가·공사 기간 단축 효과가 크다. 에너지 효율 개선, 주차장 확충, 커뮤니티 시설 보강 등으로 주거 성능과 자산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최규윤 대한건설협회 건설진흥실장은 "리모델링은 빠른 사업 추진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인 대안"이라며 "다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리모델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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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업체들은 빠르게 리모델링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공개했다. 기존 골조를 유지하면서 내·외관을 새로 꾸미고, 스마트홈·친환경 자재·자동주차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주거 플랫폼 '홈닉'(HomeNik)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도 '힐스테이트 리모델링'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 설계, 스마트홈, 커뮤니티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단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외관 개선과 주차장 확충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이후 문정건영, 밤샘현대 등 총 12건의 리모델링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2022년까지 가락쌍용1차, 거여5단지, 고덕현대 등 6건을 수주했다.
대형건설업체들이 리모델링 시장을 넓혀가면서 건설업계는 조직 재편과 신규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 학장(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은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내하능력(하중에 견디는 능력)을 검증하고 증축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리모델링은 공사 기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