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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거래 의혹으로 사정당국 조사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기업홍보총괄(CPRO) 조직을 신설하며 리스크 최소화에 나섰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기존 대외 역량 부재로 사태가 악화된 만큼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방시혁 의장이 빠졌지만 그를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주가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힌 소환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동안 하이브가 침묵과 반박으로 일관하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방 의장 리스크는 향후 진행되는 국감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방 의장은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으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사정당국의 레이더에 올랐다. 하이브 상장 전 2019년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하이브 임원들이 만든 사모펀드(PEF)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게 한 혐의다. 상장이라는 핵심 정보를 숨기고 투자자들의 판단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방 의장이 이면계약을 통해 사익을 취한 반면 투자자들에게는 이익 창출 기회를 제한했다는 비난도 뒤따른다.
지난해 11월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하이브는 반박 입장을 내며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철저한 검토 아래 진행된 일인데 수익이 났다고 이제 와서 문제라고 얘기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당시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컸지만 구체적인 해명 없이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해를 끼친 것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의혹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할수록 시장의 불신은 커졌다. 이후 주가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방침 아래 검경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방 의장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로 금융당국의 사정권에 놓여 있다.
PR 라인 무력화... 신설된 CPRO 조직 국감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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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안을 계기로 하이브의 '소통 부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CCO(부사장)가 이끄는 PR 조직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부인하는 입장만 고수했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발언을 자제한 것은 이해되지만 침묵이 길어져 대중의 불만은 커졌다.
하이브는 뒤늦게 금융권 출신을 영입해 CPRO 조직을 신설하는 등 위기 관리에 나섰다. 방 의장을 둘러싼 논란이 그룹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네트워크 기반이 탄탄한 인사가 자본시장 리스크에 빠진 방 의장 방어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위기 대응이 하이브의 기업 이미지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CCO는 방 의장 부정거래 사태에선 역할을 못했지만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 국면에서 이슈 관리를 주도하며 공적을 쌓았다. 이 덕분에 올해 상반기 기준 5억 3700만원(급여 1억 7200만원, 상여 2억 6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억)을 수령했다. 하이브 대표이사의 7억 9200만원(급여 7억 3400만원, 상여 58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받았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하이브 대외협력(CR) 조직을 총괄하는 민주당 출신 부사장 역할도 주목받는다. 당초 국감 증인 리스트에 거론되는 방 의장을 정무위 국감에서 뺐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대통령도 강조했던 사안인데 방 의장이 (국감 증인에서) 빠진 것은 아쉽다"며 "국정감사가 좀 더 실질적인 검증의 자리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