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안정적인 전략광물 공급망을 구축해 한미 양국의 경제안보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0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고려아연은 전략광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APEC CEO 라운드테이블은 지난 8월 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다룬 논의를 더 심도 있게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APEC CEO 라운드테이블의 주요 주제는 ▲인공지능(AI) ▲항공우주∙방위산업 ▲전략광물 ▲조선 ▲에너지 등 5개로 전략광물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전략광물이 한미 양국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분야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한미 주요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을 상대로 전략광물 분야에서 한미 협력의 중요성과 국내 대표 전략광물 생산기지이자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 주목받는 고려아연의 역할과 의미 등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오늘날 중국이 전략광물을 무기화하는 현실을 마주하며 자유 시장에 대한 신뢰와 자유 무역의 황금기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깨닫는다"며 "아쉬운 일이지만 미국과 동맹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더욱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어 "50년 넘게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해 비철금속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립해 온 고려아연은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직면한 전략광물 문제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명감을 갖고 진지하게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동 등 기초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 외에도 안티모니와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전략광물로 불리는 희소금속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방위산업의 필수 소재인 안티모니는 올해 6월부터 미국에 직접 수출하며 중국의 수출통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위기에 놓인 미국 방위산업 업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고려아연은 반도체와 태양광, 디스플레이 등에서 필수 소재로 쓰이는 인듐도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산 인듐 의존도는 29%(2020~2023년)로 가장 높다. 한국산 인듐의 대부분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생산한 제품이다.
지난 8월 말 고려아연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미국 현지에서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에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최근에는 또 다른 전략광물 갈륨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두 전략광물 모두 중국이 수출통제한 바 있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들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양해각서 체결, 안티모니 대미 수출 확대 등 미국 방위산업의 필수 전략광물 분야에서 바람직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제련 기술력으로 안정적이고 투명하며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해 한미 양국 간 경제안보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동맹 관계를 더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