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9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로부터 9조6030억원 규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17일 공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공시한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에 대한 해지"라며 "최근 정책 환경과 전기차 수요 전망 변화로 인한 거래 상대방의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 결정 및 이에 따른 계약 해지 통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75GWh 규모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당초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포드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번 공급 계약 해지는 포드의 전기차 사업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차 개발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SK온과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청산도 결정했다.
대내외 환경도 부정적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해서다. 지난해 포드는 전기차 사업에서 51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36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냈고, 연간 손실 규모는 작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 변경으로 특정 차량모델의 개발이 중단됨에 따라 일부 물량의 공급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며 "고객사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는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