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컷/사진=온병원

최근 50대 직장인 A씨는 회의 도중 갑작스러운 손의 무력감과 말이 어눌해져 주변에서 동료들이 "무슨 일이냐"며 깜짝 놀랐다. 그도 동료들의 걱정에 내심 겁이 났지만 5분 정도 지나자 증상이 싹 사라져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동료의 설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뇌혈관 협착 흔적과 간헐적 심방세동이 발견됐고 의료진은 "적절한 시점에 병원을 찾지 않았다면 며칠 안에 큰 뇌졸중이 올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잠깐 나타났다가 금세 사라지는 이상 신호가 실제로는 큰 뇌졸중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 온병원이 공개한 2025년 진료 통계에 따르면 일과성 뇌허혈발작(TIA), 흔히 '미니뇌졸중'으로 불리는 환자가 한 해 동안 총 891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64명은 입원 치료가 필요했고 739명은 외래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88명은 응급실을 찾았다. 특히 월별로는 지난 4월 모두 16명의 TIA환자가 응급실을 내원해 가장 많았고 미묘한 신경 증상까지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은 뇌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돼 뇌졸중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몇 분에서 한 시간 안에 회복돼 많은 이들이 피로감이나 일시적 현상으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판단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은 혈관이 불안정하다는 경고로 발생 후 48시간 안에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의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팔다리의 마비나 저림, 말이 어눌해지는 발음 장애, 한쪽 시야가 흐려지는 문제, 갑작스러운 어지러움 등이 있다.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더라도 즉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진단과 치료의 핵심이다. 뇌 MRI와 CT, 혈관조영, 심전도 등 초기 검사를 통해 혈관 협착, 혈전 위험, 심방세동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배효진 온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신경과전문의·뇌졸중인증주치의)은 "일과성 뇌허혈발작의 증상이 나타나는 건 현재 혈관상태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 공급이 불안정해져 있다는 신호이므로 가능한 서둘러 치료를 해야 큰 뇌경색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며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염분·포화지방을 줄인 식단, 일정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연 등 생활습관 조절이 재발 방지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