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게 되며 기대와 긴장이 공존합니다. 고객에게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게 1순위입니다."
국내 최초로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연내 첫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모험자본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IMA가 벤처·중소·혁신 기업 자금조달의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년 넘게 IB와 기업금융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온 우상희 한국투자증권 IMA 담당 상무는 지난 26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없던 상품이기 때문에 기대감만큼 긴장도 크다"며 "초기 시장 안착과 고객의 정확한 이해가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기관 투자 영역에 간접 접근 가능… 새 상품 열린다
우 상무는 IMA의 본질을 "기업이 조달하는 자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고객들이 기존 기관투자자의 투자 영역에 간접적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구조"라며 "IMA 시장은 이제 막 열렸고 정책·시장·고객 모두가 예의주시하는 단계여서 초기 안착에 성공하면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이 IMA 상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는 우상무는 '안정적인 첫인상'을 관건으로 봤다.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성장성 있는 상품도 함께 갈 수 있다는 것. 특히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우 상무는 "IMA는 신탁형 상품이기 때문에 고유자산과 철저히 분리하는 게 핵심"이라며 "전산 시스템을 포함에 전사 부문에서 차이니스월(Chinese Wall)을 엄격하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IMA는 기존 발행어음과 달리 1년 이상 장기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우 상무는 발행어음의 아쉬운 점이었던 장기 운용 자금 영역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IMA 인가를 통해 NCR(순자본비율) 부담이 낮아져 회사 자본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더 갖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모험자본 공급 새로운 통로… 벤처·중소기업 접근성 높아
IMA가 정책적으로 '생산적 금융'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증권사 모험자본 공급 역할 강화가 자리한다.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하고 해당 자본을 증권사가 중소·벤처 기업 등 모험자본에 투자해 이익을 분배하는 구조다.
우 상무는 "증권사는 IPO(기업공개),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기업금융 업무 특성상 벤처와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IMA를 통한 모험자본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IB, 벤처, 중소기업 네트워크가 강한 하우스"라며 "기존 네트워크와 계열사(한국투자파트너스)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모험자본 공급 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 관심은 '첫 상품이 어떤 형태가 될지'에 쏠려 있다. 이에 대해 "안정형에서 출발해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IMA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는 특정 프로젝트나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장기형 IMA도 가능하며 업이 성장하고 IPO·엑시트가 진행되면 그 성과를 고객과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IMA는 증권사의 신용으로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 이에 은행 예·적금 수준의 안정성과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장점으로 여겨진다. 다만 중도 환매 및 상품 구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설명하며 우 상무는 "IMA는 만기 원금은 보장되지만, 운용구조에 따라 중간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점이 명확하게 투자자에 고지 될 수 있도록 금감원·협회와 협의해 리스크 요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고지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설명·약관을 재정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IMA 시장 성장 기대감… 확대될수록 시너지 효과
함께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과 더불어 그 외 많은 경쟁사들도 IMA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 수신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조달시장 확대를 지향하는 만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우 상무는 한국투자증권만의 IMA 경쟁력에 대해 지난 8년 동안 발행어음 경험을 언급하며 "회사 전반에 운용과 리스크 역량이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행어음 운용자산을 키우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심사, IB, PF, 전사 시스템 등 회사 전체의 경험치가 쌓였다"며 "이 경험이 IMA 운용에서도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 상무는 IMA 시장이 활발해지고 플레이어가 늘어날수록 경쟁 심화보다 '딜 협력'의 장점을 더 크게 봤다. "대형 프로젝트딜은 대부분 증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한다"며 "참여사가 많을수록 협상력이 오히려 커지고 어려운 딜도 함께 뚫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IMA시장 초창기인 지금 우 상무는 "지금은 무엇보다 고객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며 "시장에서 한투 IMA의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향후 몇 년을 좌우한다"고 했다. 우 상무는 "안정적 인상을 만들고, 고객들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