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차례에 걸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핵추진잠수함' 확보를 꼽았다.

3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상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핵추진잠수함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전략적 유연성, 자율성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유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은 군사용도로 쓰는 건데, 핵무기는 아니기 때문에 핵 비확산 논란 대상은 아닌 것 같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이 합의한 대원칙으로, 한국도 핵확산 금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핵연료, 핵 우라늄 농축,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비확산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농축 우라늄 생산'을 한국이 자체적으로 하되, 미국과 동업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러시아에서 우라늄을 약 30% 수입하고 있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생산하면 많이 남겠네, 동업하자'고 해서 5대 5로 동업하기로 했다"며 "그 동업을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맡겼다. 얘기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핵잠 건조 장소를 두고 미국 측과 이견이 있는 점에 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게 어떠냐고 얘기했지만, 우리 관점으로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세계 최고의 조선 효율성을 가진 국내에서 하는 게 가장 생산비도 싸고, 생산기간도 짧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미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논의하겠다"며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 상태는 바늘구멍조차도 없다.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 연락망까지 다 끊어진 상태다. 북미 관계가 먼저 개선되는 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일러 등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대해 "양국은 지리적·경제적·역사적·사회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다. 안정적인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문화·경제 등 민간 교류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동북아 안정을 위한 안보협력도 함께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사도광산 같은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았다. 독도 문제의 경우 독도가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인 만큼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모르는 척하는 게 최고일 수 있지만, 여기에도 감정적 요소가 섞여 들어가 있다"며 "이 문제 때문에 다른 영역까지 다 포기할 필요는 없다. 경제교류나 안보협력, 민간교류나 문화협력 등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