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 수습을 위해 조성된 구조조정 특별계정의 운영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아직 회수되지 않은 잔여부채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사태 수습을 위해 조성된 구조조정 특별계정의 운영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아직 회수되지 않은 잔여부채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금융당국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의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당분간은 계정 운영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말 운영이 종료되는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이하 특별계정)의 후속 조치 방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검토되는 방향은 ▲계정 운영기한을 연장해 잔여부채를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방안과 ▲남은 부채를 저축은행 계정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 크게 두 가지다.


예보 관계자는 "현재 잔여부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별도 조치가 없으면 법에 따라 계정이 종료되고 부채가 저축은행 계정으로 이전되는 구조"라며 "운영기한 연장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금융위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의사결정은 금융위에서 이뤄질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계정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예금 지급과 부실 금융회사 정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보 내에 법정 운영기한 15년의 한시 계정으로 설치됐고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초 조성 규모는 약 27조원이었다. 재원은 저축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업권이 납부하는 예금보험료와 예보 기금 차입 등을 통해 마련됐다. 이후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 매각과 파산 배당, 업권 분담금 등을 통해 투입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상당 부분의 자금이 회수됐지만 아직 수조원대 부채가 남아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순부채는 약 3조원 수준이며 자산 회수가 추가로 이뤄질 경우 연말에는 2조원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잔여부채를 일시에 부담하는 구조보다는 기한을 연장해 점진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잔여부채가 일시에 업권으로 이전될 경우 추가 분담금 부담이 불가피하고 이는 재무 여력과 영업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대출 금리 인상이나 신용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기한 연장을 통한 점진적 정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다만 운영기한 연장 역시 업권 간 형평성 문제로 조율이 쉽지만은 않다. 구조상 저축은행은 납부한 예금보험료 전액이 특별계정으로 적립되는 반면,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은 납부 보험료의 약 45%만 특별계정에 출연하고 나머지는 각 업권 고유 계정에 적립되는 방식이다.

타 업권 입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예금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온 만큼 운영기한을 다시 연장해 추가 부담을 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반발이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기한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비용 분담을 둘러싼 업권 간 이견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위기 수습 비용의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업권에 일시에 부담이 전가되면 영업 정상화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취지를 고려해 보다 완만한 방식의 정리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