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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사장이 권영수 부회장 뒤를 이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배터리 전문가인 김 사장은 업황 침체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리튬인산철(LFP) 등 중저가 배터리와 신규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예상된다.
김 사장은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재료공학과 석·박사 과정을 마친 배터리 전문가다.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모바일(Mobile)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는 등 LG에너지솔루션 핵심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그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으며 주요 고객 수주 증대, 주요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JV) 추진 등 시장 우위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김 사장은 배터리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력과 사업가로서의 성공 경험을 갖췄다"며 "회사가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리더쉽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 CEO를 맡은 현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로 배터리업계 수요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리튬·니켈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 배터리업계는 통상 원재룟값과 배터리 판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수산화리튬 가격은 지난해 3분기 7만달러 정도에서 올 3분기 3만달러대로, 11월 2만달러대로 하락했다.
김 사장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LFP 등 중저가 배터리를 생산, 기존에 강점이 있던 삼원계(NCM) 배터리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 점유율을 뺏어 오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에 16기가와트시(GW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 공장 완공 이전에는 중국 생산라인을 통해 LFP 배터리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신규 원통형 배터리 폼팩터인 46시리즈(지름 46㎜) 개발에도 힘쓸 전망이다. 해당 폼팩터는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보다 에너지 용량을 5배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에 계획했던 4680(지름 46㎜, 높이 80㎜) 배터리 완성도를 높인 뒤 다수 고객사 니즈에 맞춰 높이를 변형한 46시리즈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