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1.7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회동한 것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중국의)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 측의 입장을 들은 것"이라고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간의 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싱 대사가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싱 대사와 면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며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중국 대사까지 끌어들여 쇼를 벌인다"며 "돈봉투 게이트와 코인게이트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정략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싱 대사와의 만남에 대해 "경색된 한·중간 경제협력을 복원해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 대사를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중 갈등 중에도 테슬라·JP모건·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기업이 줄줄이 중국을 찾고 있고 유럽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미·중 갈등이 격화됐다고 하지만 핵심 전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적 영역에서는 협력이 확대되는 사실을 우리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정부 고위 관료가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정부가 방치한 수출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정부도 국민 고통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외교·안보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가 경색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며 "이 대표는 장기적 안목으로 한중 우호관계를 지속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공외교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여당을 패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 대사관이 민주당에만 얘기한 것은 아니고 국민의힘 쪽에 같이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저희가 먼저 대답한 것으로 알고 있고 저쪽은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주한중국대사 관저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싱 대사에게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되면서 경제가 곤란에 봉착했다"며 경제분야에서 중국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날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도를 한목소리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에 대해 중국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대응책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싱 대사도 "한국과 이런 면에서 잘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