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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젠틀맨' 뮤직비디오(사진_머니투데이) |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또 다시 화제다.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국제가수'가 된 싸이가 지난 4월12일 새로 선보인 '젠틀맨'이 유투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음악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젠틀맨'은 발표된 지 2주 만에 유투부 조회수 2억건을 넘어섰으며,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 100에서 5위에 올랐다. 세계 아이튠즈 순위에서는 20여개국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다.
싸이의 인기는 증권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젠틀맨'이 발표된 후 이른바 '싸이 테마주'들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 현재 증시에 싸이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은 10여개. 이들 종목은 '젠틀맨'이 발표된 직후 모두 상승하면서 테마주의 힘을 보여줬다.
싸이 본인과 관련된 테마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싸이 테마주는 다시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가수 싸이와 직접 관련된 '싸이 테마주'이고, 다른 하나는 신곡 '젠틀맨'과 관련된 '젠틀맨 테마주'다.
싸이 테마주로 가장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종목은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다. 싸이를 국제가수로 만들어준 '강남스타일'의 경우 관련업계에서 약 100억~110억원의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5개 증권사 엔터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추정하는 '젠틀맨'의 수입은 약 200억원. '강남스타일'보다 2배 정도 높은 금액이다.
싸이와 연관해서 빼놓을 수 없는 관련주로는 디아이와 자회사였던 디아이디가 있다. 반도체장비 및 디스플레이장비업체인 디아이와 디아이디가 싸이 테마주로 부각되는 이유는 디아이가 싸이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이며, 디아이디에는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아이와 디아이디는 지난해 10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에 부각될 때도 주가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디아이디는 지난해 10월15일 장중에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디아이도 지난해 10월 1만원을 처음 돌파했고, 올 4월17일에는 장중에 1만5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오로라와 위메이드도 싸이 테마주로 구분되는 종목이다. 오로라는 YG와 소속 연예인에 대한 캐릭터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지난 4월11일부터 17일까지 닷새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그러나 싸이 캐릭터 판매는 국내 판권만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위메이드는 자사 인기 모바일게임인 '윈드러너'에 싸이를 신규 캐릭터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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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
좀 억지스러운 '젠틀맨 테마주'
싸이 테마주에는 싸이 본인과 인적관계가 있는 종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와 관련이 있는 테마주도 있다. 이들 종목은 싸이 테마주라고 하기엔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테마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싸이 테마주 중 엔터테인먼트주로 YG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다른 엔터테인먼트회사인 로엔도 수혜를 얻었다. 로엔은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싸이와 함께 출연한 가수 가인의 소속사다. 로엔은 '젠틀맨'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4월11일 1만4900원이었으나 24일에는 1만6200원으로 8.72% 상승했다.
한성기업, 롯데푸드, 하이트진로, 삼익악기도 '젠틀맨'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테마주다.
'젠틀맨' 뮤직비디오에는 포장마차 신이 있다. 맥주와 소주의 상표가 노출되며 싸이는 가래떡을 목에 두르고 함께 등장한 가인은 어묵바를 먹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맥주와 소주는 싸이가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드라이피니시d'와 '참이슬'이다. 또 가인이 먹는 어묵바와 관련해 식품주인 한성기업이, 롯데푸드(옛 롯데삼강)의 '찹쌀떡 아이스'가 가래떡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싸이 테마주로 구분됐다. 삼익악기도 젠틀맨 악기 패러디주로 엮였다.
이스타코는 자회사인 얼반웍스미디어가 지난해 10월 빌보드코리아와 MOU(양해각서)를 맺었다는 점에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즉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이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테마주가 된 셈이다.
싸이 테마주 투자 괜찮나
이처럼 여러 종목이 싸이 테마주로 구분되고 있지만, YG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싸이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를 입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굳이 더 찾는다면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상표가 여러번 노출된 '드라이피니시d'의 하이트진로 정도다.
그런데 10여개 종목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이유는 지난해 말 대선 이후 주식시장에 특별한 테마가 나타나지 않아서라고 할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 바로 '테마'"라며 "최근 증시가 침체되고 그동안 별다른 테마가 없었기 때문에 사회적 화제가 된 싸이가 테마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싸이 테마주 효과가 어느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곡인 '강남스타일'이 3개월 정도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젠틀맨'이 발표된 후 싸이 테마주들은 급등하다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르게 전세계 음원차트 상위에 오르고 빌보드차트에서도 빠르게 순위가 상승하면서 다시 주가가 상승했다.
이 관계자는 "'젠틀맨'은 '강남스타일'로 검증을 받은 상태에서 빠르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스타일'과는 달리 체계적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수입도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관련이 있든 없든 간에 싸이 테마주 효과는 꽤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싸이 테마주들이 싸이 및 '젠틀맨'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싸이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은 실적이 나쁘지 않은 회사들이지만 과도한 주가상승으로 인해 자칫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테마에 급급해 투자하기보다는 실적을 기반으로 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