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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류승희 기자 |
2007년 12월 시작된 재능교육 노조(학습지 교사) 시위가 어느덧 2000일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월6일부터는 기존 시위장소였던 서울시청 환구단과는 별도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 종탑에서 조합원 2명이 '종탑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15m 가량의 높이, 2평도 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100일 넘게 '위태로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어느덧 재능교육 시위는 비정규직 최장기 시위에 휘말렸던 기륭전자의 기록(1895일)을 넘어섰다. 그러나 풀릴 것 같으면서 끝내 노사간 양보없는 전쟁이 진행 중인 이번 시위는 두가지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미스터리 ①17차례나 교섭…협상결렬 왜?
우선 최근 두해 사이 양측간 활발한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지난해 5월22일 사측과 노조 집행부와의 1차 교섭이 진행된 이후 최근까지 총 17차례에 달하는 교섭이 있었다. 월 1회 이상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나선 셈. 최근에는 2박3일 일정으로 노사 양측 대표 3명씩 합숙까지 하며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양측의 의견합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현재 두가지. 해고자(12명) 전원복직 문제와 단체협약의 체결 우선순위다. 사측이 해고자 12명 중 지병으로 사망한 1명의 노조원을 제외한 11명에 대한 복직을 약속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는 순직한 해고자의 복직도 협약내용에 포함시켜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해고시킨 노동자에 대한 복직을 원하는 것일 뿐"이라며 "살아있었다면 해당 노조원에 대한 처우를 해줬을 것이니 당연히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복직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은 "해당 노조원의 복직에 따른 보상이 노조원 운영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짙다"며 "그동안 인도적인 배려 차원에서 노조원들의 생계보전을 위한 위로금을 지원하고 각종 민사와 형사 소송도 취하하기로 한 부분을 노조가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맞섰다.
단체협약 체결의 우선순위를 놓고 노조는 '선(先)체결 후(後)복귀'를 원하지만 사측은 '선복귀 후체결'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학습지의 경우 통상 단체협약이 2년 정도 걸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일단 단협 먼저 확실히 맺은 상태에서 복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교사로 복귀하지 않는 '자연인' 상태에서는 단협 체결이 불가능하다며 원칙고수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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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류승희 기자 |
◆미스터리 ②노노갈등 사태, 생각보다 심각?
최장기 비정규직 노조시위를 기록 중인 재능교육 사태에 대한 또 다른 미스터리는 이른바 '시청파'와 '종탑파'간 '노노갈등'이다.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학습지산업노조는 지난 2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황창훈 조합원을 학습지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오수영 조합원은 재능교육지부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이들이 혜화동 성당 종탑에 올라 시위를 주도하고 있어 '종탑파', 반대로 기존 집행부인 강종숙 전 학습지노조위원장과 유명자 전 재능지부장이 시청쪽 시위에 올인하고 있어 '시청파'로 불린다.
그런데 올 들어 이들 세력간 비난과 상호비방전이 계속 연출돼 노노대립으로 치부되고 있다. 실제 전국학습지산업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진보넷 사이트에선 양측 구성원들간의 공방전이 연일 펼쳐진다.
새 집행부를 옹호하는 노조원들의 경우 구 집행부가 수억원대의 금액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노조 통장을 인계하지 않는 등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 '시청파' 구성원들은 종탑시위의 명분이 없다며 '종탑파'에 맞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의 경우 '시청파'의 핵심멤버인 강종숙·박경선·유명자 조합원이 진보넷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며 "종탑에 오른 오수영 해고자는 비대위원장이 될 수 없다. 종탑농성은 지난 5년 투쟁의 성과마저 날려버릴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측이 종탑농성 돌입 이틀 만에 교섭요청 공문을 보내왔지만 이 같은 자중지란 속에 이제 교섭길도 막혀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종탑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득규 집행위원장은 노노갈등과 관련 "(시청파와는) 조합 운영에 대한 의견차를 보이는 것일 뿐이지 회사와 협상하는 일에는 서로 동참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재능교육 사태, 왜 발발했나
재능교육 사태의 시발점은 2007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조 집행부는 사측과 단체협약을 맺었으나 교사들의 수익과 직결된 수수료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판단, 노조 신집행부가 회사에 단협을 새로 체결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가 단협 유효기간 종류 후 교섭할 것을 주장하며 이에 불응하자 노조원들은 그해 12월21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한 후 현재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물론 그 사이 회사 측은 '학습지 교사는 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다'며 단협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당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중 12명을 해고했고 이에 노조원들이 강경 시위로 돌아섰다.
전체 노조시위와 별도로 회사 측은 현재 대교 학습지 교사 신분인 강종숙 전 위원장이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의 사택 앞에서 자극적인 피케팅 시위를 하거나 강도높은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등 노조측과의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능교육 사태의 시발점은 2007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조 집행부는 사측과 단체협약을 맺었으나 교사들의 수익과 직결된 수수료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판단, 노조 신집행부가 회사에 단협을 새로 체결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가 단협 유효기간 종류 후 교섭할 것을 주장하며 이에 불응하자 노조원들은 그해 12월21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한 후 현재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물론 그 사이 회사 측은 '학습지 교사는 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다'며 단협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당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중 12명을 해고했고 이에 노조원들이 강경 시위로 돌아섰다.
전체 노조시위와 별도로 회사 측은 현재 대교 학습지 교사 신분인 강종숙 전 위원장이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의 사택 앞에서 자극적인 피케팅 시위를 하거나 강도높은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등 노조측과의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