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엠코 합병법인 4월 출범…지배구조 향배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결정함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한층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향후 합병법인 상장 시 비상장주식의 유동화로 그룹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는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양사 합병안건을 결의했다. 합병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비율은 현대엔지니어링 보통주 1주당 현대엠코 0.18주다. 양사는  2월27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로 지분 38.62%를 보유하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분 11.72%로 2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차(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회장(4.68%) 등 특수관계 지분까지 합하면 합병법인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지분은 85% 정도에 달한다.

이번 합병으로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이기업공개(IPO)도 필수 수순으로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핵심 계열사의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 중 지분가치가 가장 낮은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인수하는데는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의 2대주주인 정 부회장이 향후 IPO를 통해 보유 지분을 매도하면 그룹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양사는 합병 후 공종별 전문화와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외 수주 22조원, 매출 20조원 달성해 '글로벌 톱10'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현대엠코는 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 부문으로 특화돼 있어 시너지효과가 클 전망이다. 주력 시장도 현대엠코의 경우 국내 매출액 비중이 큰데 반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업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 구도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2012년 기준 양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액은 5조1455억원, 영업이익은 4214억원, 당기순이익은 3277억원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으론 업계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현대차그룹 내 건설사업 성장전략의 하나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양사의 특화 부문을 적극 활용해 고부가·신성장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