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시달리던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최근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그동안 정체됐던 재건축·재개발사업까지 다시 속도를 내면서 투자열기가 과열되는 등 '부동산 제2의부흥기'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것. 그러나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아직은 이르다는 '신중론'이 주를 이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머니위크>는 주택·부동산전문가 20인을 선정, 분양시장 전망과 유망 투자상품, 내집 마련 적기 등에 대한 의견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을 진단했다.

◆ "내 집 마련은 하반기 수도권에서"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부분 일치했다. 절반이 훨씬 넘는 15명(75%)의 전문가는 내집 마련 적기를 '올해 하반기'로 관측했다. 낮은 금리와 지속적인 전셋값 급등이 이유로 꼽혔다.

전문가 5명(25%)은 '내년 하반기'로 답했다. 이들은 "상반기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자 몰려든 투기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들 수 있는 만큼 실거주라면 시기를 조금 늦춰 미분양·급매물 등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유망투자 지역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었다. 1명(5%)을 제외한 19명(95%)의 전문가가 수도권을 선택했다. 세부적으로는 서울이 16명(80%)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김포 3명(15%), 세종시(5%) 순이었다.

서울 내에서도 특히 위례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한 전문가는 "위례는 강남권 유일의 마지막 대체신도시임에도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면서 "수요도 꾸준한 지역이어서 프리미엄이 계속 붙을 가능성이 크므로 분양시장에서 단연 군계일학"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관련 질문에선 전문가 의견이 명확히 양분됐다. '적정하다'는 의견의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일부 단지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됐지만 미분양을 우려한 시행사들이 전반적으로 적정한 분양가를 책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대로 '비싸다'는 의견을 표명한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시장에서 대형보다 소형의 인기가 높아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분양가를 높이는 추세인 데다 재건축·재개발의 경우에도 기존 주민의 추가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예측] 전문가 20인의 '내집 마련 적기'

◆ "공급과잉·미분양, 우려할 수준 아니다"
올해 사상 최대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불거진 공급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되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는 게 다수의견(13명, 65%)이었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수도권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고 전세난까지 겹쳐 공급 물량이 충분히 소화될 것으로 본 것.

다만 지방의 경우에는 연간 필요량을 초과하는 주택이 공급되는 사례가 있는데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하반기 이후로도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면 입주 시점의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나 처분 물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점쳤다.

'매우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보인 전문가들(7명, 35%) 역시 이유는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한정적이고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겠으나 3~4년 이후 입주 시점에 금리인상과 맞물리면 시장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물량 전망은 각각 '감소' 8명(40%), '유지' 5명(25%), '증가' 7명(35%)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미분양 소진과 공급이 균형을 이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대다수 지역에서 감소하겠지만 국지적으로 증가하는 곳도 있을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유지 또는 일부 소폭 증가를 예견한 전문가도 있었다.


[부동산 대예측] 전문가 20인의 '내집 마련 적기'

◆ 대부분 "분양열기 길어야 2년"
현재의 분양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12명(60%)의 전문가는 내년부터 분양열기가 시들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은 6명(30%), '2019년' 1명(5%)이었으며 기타의견으로 '올해'를 정점으로 본 전문가(1명, 5%)도 있었다.

우선 올해를 정점으로 주장한 전문가는 "일부 인기단지를 제외하고 최근 분양시장의 열기가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는지 의문"이라며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기 차익을 노린 투지수요가 적지 않아 앞으로 2~3년간 미분양 대전이 열릴 우려가 있다"고 비관했다.

오는 2017년까지 분양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그리 밝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의 영향으로 정부가 앞으로도 부동산을 부양하는 정책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분양시장 양극화와 분양가 하락 변수 등에 대비해 선별적인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소 낙관적인 의견을 개진한 전문가는 "2차 베이붐 세대인 1970년생 이상(40대) 수요층이 주택구매시장에 속속 진입해 현재 시점에서 가장 두터운 수요층을 형성, 적어도 이번 정부까지 호황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문에 참여한 분들(가나다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교수 /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소장 /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김창욱 부동산다이어트 대표 /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 손재영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이영진 이월에셋 대표 /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 정보원 이사 /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 / 조민규 부동산태인 연구원 /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 /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