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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두고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뉴스1 |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가 개최된다.
지난해 12월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슬롯 반납과 운수권 조정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슬롯은 특정 항공사 항공기가 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심사보고서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일부 세부 조건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낼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성실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원회의는 정해진 날짜에 진행되며 공정위원(공정위원장, 공정위 부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공정위 심사관과 대한항공 의견을 듣고 세부 조건을 확정한 뒤 M&A 승인 여부를 발표하게 된다.
공정위는 단 두 곳뿐인 대형항공사가 합병하는 만큼 경쟁제한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국내 항공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새로운 결합으로 인해 경쟁에 제한이 생기면 당연히 조치해야 한다”며 “특히 대형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인데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는 부분은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대한항공이 슬롯을 반납할 경우 국내 다른 항공사가 일정한 절차를 통해 슬롯을 배분받아 해당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데, 항공사 규모나 정비 등 구조적 특성 면에서 LCC가 FSC(대형항공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외 국내 항공사 중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 A330-300 기종 3대를 도입, 항공사업과 장거리노선 취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회생 작업을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도 중형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B787 드림라이너를 통해 장거리 운송 계획을 세운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독점이 우려되는 7개 주요 노선 중 장거리 노선은 중대형기로만 취항이 가능한 만큼 현재 LCC가 슬롯을 배분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약 항공기 리스 등 미래 운항계획을 통해 노선을 배분받더라도 기존처럼 운항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여러 LCC들은 추가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인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회복도 확실치 않은 점은 과감한 결정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기업 결합과 관련해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