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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을 싫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추운 날씨를 반기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 스키나 스노보드와 같은 설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서다. 다만 이들 종목의 마니아들이 늘어나는 만큼 낙상사고도 많아지고 있어 스키장에서의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과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접수된 겨울 스포츠 관련 안전사고 1033건 중 스키와 스노보드가 각각 442건(42.8%), 336건(32.5%)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이나 팔을 바닥을 짚게 된다. 이 경우 어깨에 강한 충격이 직접 전달되면서 회전근개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싼 4개의 힘줄인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어깨 가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어느 한 곳에만 파열이 생겨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팔과 어깨를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일정 각도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해졌다가 전부 들어 올리면 통증이 없어지기도 하며 초기 팔을 들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가 점차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통증을 방치하다간 만성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환자는 팔과 어깨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통증이 지속되는데 특히 야간에 심한 통증을 느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 손상된 회전근개는 스스로 회복할 확률이 낮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받은 뒤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빠르게 진행한다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어 조기에 정형외과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의 경우 관절 내시경 수술로 진행을 할 수 있다. 어깨에 0.5㎝ 크기의 작은 구멍을 내고 초소형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직접 삽입해 끊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사가 환부를 확대한 영상을 직접 보며 수술해 정밀하게 이뤄진다. 사후 감염과 합병증 위험도 짧고 2~3일 정도로 입원 기간이 짧아 회복 속도가 빨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스키 등 겨울스포츠를 즐기기 전에 먼저 어깨 관절의 가동범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만약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다가 낙상사고가 발생하고 어깨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정밀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확한 치료가 어려운 만큼 치료 이후 재발 우려도 높다.
김준한 더본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