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재구성]28억 빚 떠안은 대부업자…잘못된 생각·끔찍한 비극

'차용증' 쓰지 않아 살인으로 채무 증거 인멸 시도
"내가 오히려 피해자" 거짓말…무기징역 받고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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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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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가을 바람이 불던 2019년 9월2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에 유혈이 낭자했다.

최모씨(남·39)는 자신의 차에 부딪혀 쓰러진 동업자 김모씨(남·당시 37)를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는 이내 김씨를 향해 여러차례 다시 승합차를 몰았다.

최씨의 잔혹한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최씨는 미리 준비해온 둔기를 김씨에게 사정없이 휘둘렀다.

김씨는 끝내 차디찬 지하주차장 바닥에서 숨을 거뒀다.

둘의 악연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업을 하던 최씨는 2017년 12월 지인의 소개로 김씨를 처음 알게됐다.

최씨는 사업 초기부터 특별한 자금 없이 빌린 돈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자신의 가족에게서 자금을 끌어와 회사를 운영해야할 만큼 사업 수완은 좋지 못했다.

그런 최씨에게 2017년 김씨가 매달 4%의 이자를 조건으로 현금 5000만원을 빌려주면서 둘의 금전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2022년 9월 무렵 최씨가 김씨에게 빌린 채무 원금은 28억5000만원까지 불어났다.

원금에 대해 매달 3~4%에 이르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최씨 처지에 더이상 돌려막기는 불가능했다. 최씨에게는 가족과 김씨에게서 빌린 돈을 제외하고도 갚아야 할 채무 원금이 30억원에 달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최씨는 김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김씨와는 현금으로 거래를 했고 차용증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김씨만 사라지면 빚이 사라진다'는 잘못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범행 당일 최씨는 "현금으로 이자 6000만원을 주겠다"며 김씨가 살고있던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김씨를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자신의 사무실 빌딩 옥상에서 김씨와의 녹음이 기록된 자신의 휴대전화 2대를 인근 공사장에 던져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씨는 범행 이후 주변에 오히려 자신이 김씨에게 27억5000만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것처럼 거짓말했다. "김씨가 돈을 다 쓴 것 같다", "받아낼 방법이 없는 것 같다"는 변명도 했다.

범행 2시간 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수한 최씨는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5개월간 보완수사를 거쳐 최씨의 계획살인 정황을 밝혀냈다.

강도살인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일주일 뒤 항소했다. 검사도 최씨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피고인에게 배우자와 3명의 어린 자녀들이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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