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 유·무선 통신망이 마비돼 의료와 구호 활동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일(이하 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의 유·무선 통신망이 또다시 마비됐다. 지난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전화와 인터넷망이 한차례 끊긴 후 주말 사이에 복구됐다가 이번에 또 먹통이 된 것.
팔레스타인 통신사 팔텔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하는 조국에 계신 우리 국민 여러분께 가자지구의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가 완전히 끊겼다는 소식을 들려드리게 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통신사 자왈 또한 "이스라엘의 엄청난 공습이 이번 통신 마비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량학살을 자행하기 위해 일부러 통신 차단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BBC방송 특파원도 "가자지구 내 모든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기지국 범위 안에서 이스라엘이나 국제 심카드를 사용하면 인터넷망에 연결이 가능하다.
유선 전화가 끊기면 가자지구의 의료와 구호 활동이 타격을 받게 된다. 병원과 구호시설에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져 구급차 출동도 어려워지고 떨어져 있는 가족의 생사도 알 수 없게 된다.
이에 가자지구의 통신이 끊겼을 당시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활용된 스타링크는 러시아가 지상 기지국을 파괴한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머스크는 스타링크를 가자지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하마스가 스타링크를 테러에 활용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에 맞서겠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당장 제공한다고 해도 바로 제기능을 하긴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스타링크는 사용자들이 접시 모양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습과 함께 단계적 지상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달 7일부터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린이 3542명을 포함한 85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약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140만명 이상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