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세상살이에서 앞서가기 위한 재테크로 ‘경매’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경매는 어렵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간 자칫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위험이 큰 만큼 수익이 짭짤하다. 서로 뺏고 뺏기는 경매 전쟁터에서 자기만의 분명한 전략을 갖고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꽤 높은 재테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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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옥션 강남점. /사진=임한별 기자 |
◆집 근처 부동산부터 출발
가장 대표적인 경매재테크는 부동산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전략이 있든 없든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뚜렷한 전략이 없을 경우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예컨대 1억원의 자금으로 부동산경매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순식간에 보증금 1000만원이 사라진다.
투자전략이 없다면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부동산경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경매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몇가지 노하우가 도출된다.
①과거에 오래 살았거나 현재 살고 있는 곳을 노려라.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의 감정가액은 채권회수가 목적이다. 따라서 일반시세보다 감정가가 조금 높게 책정된다. 하지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감정된 부동산도 나오는데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물건이라 경쟁자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집 근처 부동산을 자주 다니거나 지역 홈페이지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지역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재개발, 공원조성 등의 환경변화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어 동네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쉽다.
②부동산경매 초보자라면 투자금액이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예컨대 3억원짜리 물건 1건과 5000만원짜리 물건 6건이 있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경매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경매는 금액과 상관없이 횟수에 따라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노하우를 쌓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③쉬운 물건부터 도전하라. 특수물건은 수익이 높은 편이지만 긴 시간이 소요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쉬운 물건을 여러개 낙찰 받아 빠르게 자금을 회전시키는 게 특수물건 하나보다 더 낫다. 김종선 BSI경영연구원장은 “부동산경매 초보자라면 감당하기 벅찬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다른 물건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며 “어렵고 힘든 실타래를 풀려고 괜한 시간을 낭비하느니 그 시간에 쉬운 물건을 찾아 정확한 시세파악에 몰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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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한별 기자 |
◆안목으로 숨겨진 보물찾기
안목 있는 사람들은 고물상에서도 보물을 건진다. 독일의 한 여학생이 215달러를 주고 산 낡은 소파에서 그림 한점이 나왔다. 여학생은 이 그림을 미술품 감정전문가에게 문의했고 전문가는 베네치아 화풍의 칼로 사라체니(Carlo Saraceni)라는 화가의 그림이라며 2만7630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실제 사례다.
어떤 이들은 이 여학생이 운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여학생이 미술에 대한 조예가 전혀 없었다면 명화는 그 값어치를 상실했을 수도 있다. 미술품의 가치를 알아본 안목 덕분에 구입한 금액의 100배가 넘는 돈을 손에 쥔 것이다.
경매전문가들은 이 사례로 경매 노하우를 설명한다. 미술품의 가치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 이러한 안목은 실패확률을 낮추는 미술품경매 노하우로 꼽힌다.
그렇다면 미술품의 실제 값어치를 식별해낼 수 있는 안목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미술품에 대한 깊은 조예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안목을 갖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미술품경매의 실패확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세계 미술전문 아트딜러인 론 데이비스(Ron Davis)는 미술품 구입 요령을 몇가지 제시했다.
①일류화가가 그린 낮은 수준의 작품보다 이류화가가 그린 최상의 작품을 구매하라. 평범한 것보다는 뛰어난 품질의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 쉽게 말해 평균치의 작품은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다.
②경매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되거나 유명 전시회에 전시된 작가의 작품을 사라. 특히 생전에 런던의 로열아카데미나 파리의 살롱, 뉴욕의 국립디자인아카데미 등에서 전시한 적이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③한 작가의 여러 작품 중 대표적인 작품이나 의미 있는 작품을 골라라. 인정받는 화파, 미술운동을 이끌었거나 거기에 속해 있던 화가, 그 미술운동의 창시자들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화가, 아니면 적어도 초창기에 참여했던 화가의 작품이라면 숨겨진 보석일 확률이 높다.
◆철저한 공부와 준비 필요
옛것에 대한 향수와 희소성이 주는 소유욕으로 인해 경매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진다. 더구나 부동산과 미술품뿐만 아니라 오래된 가구나 골동품부터 자동차, 완구, 화초까지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상품은 셀 수 없이 많다. 바야흐로 지구상의 모든 물건이 경매의 대상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문제는 어떻게 손에 넣느냐다.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무턱대고 고가의 물건을 사기보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안목을 쌓아야 한다. 아울러 해당 물건에 대한 전문지식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전문지식은 며칠 만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돈으로 돈을 버는 경매인만큼 만만찮은 투자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경매전문가들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경매재테크를 위해서는 철저한 공부와 준비가 필요하다”며 “초보라면 입찰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물건을 많이 접하면서 안목을 차곡차곡 쌓는 게 경매실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