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국내에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를 열었다. 1999년 1호점을 낸 뒤 점포는 현재 1150여곳으로 늘었다. 국내 커피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에는 하루 평균 50만명 이상, 연간 약 1억8000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머니S가 꺾일 줄 모르는 스타벅스의 인기비결을 파헤쳐봤다. <편집자주>


[올댓스타벅스] ② 스타벅스 들어서면 부동산값 상승한다고?

스타벅스 신도림점./사진=스타벅스 코리아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스타벅스 신도림점./사진=스타벅스 코리아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 개그맨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은 2011년 서울 지하천 4호선 성신여대역 근처 4층짜리 건물을 29억원에 사들여 리모델링했다. 그는 건물을 통째로 스타벅스에 임대했고 3년 뒤 46억원에 매각, 17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2014년에는 강남 서초구 방배동의 건물을 88억원에 매입, 이전처럼 스타벅스를 입주시켜 건물가치를 15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엄청난 시세차익은 사람들의 뇌리에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다른 방식으로 각인시켰다. 이른바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죽은 건물도 살아난다’는 스타벅스 이펙트(Starbucks effect)를 확실하게 알린 것이다. 


스타벅스는 입점계약 시 고정임차료 대신 매출의 일정비율을 임차료로 지급하는 매출분배방식을 선호한다. 매출 대비 임차료 비율은 10% 중반대로 알려졌다. 건물의 가치가 임대수익에 비례하는 만큼 스타벅스의 높은 매출은 높은 임대료로 이어져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수혜를 얻기 위해 조물주 위 건물주도 한수 접고 들어간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나아가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의 가치가 오르면 인근 건물의 임대인과 중개인도 기대심리를 갖게 돼 전반적인 가격상승을 불러온다.

이 같은 스타벅스의 위상은 '역세권'에 빗대어 ‘스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스타벅스 성신여대점./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성신여대점./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세권’의 마력… 스타벅스, 집값도 올린다? 
미국의 빅데이터 조사기업 질로는 2013년 미국 뉴욕에 있는 주택을 조사한 결과 스타벅스에서 가까운 주택(400m 이내)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평균 7.1% 비싸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 이펙트는 질로의 이 같은 조사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스세권에 위치한 주택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비쌀까. 주택가격은 건물의 연식과 입지, 아파트의 경우 브랜드가치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질로의 조사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타벅스가 들어서기 전과 입점하고 나서의 매매가증감률을 비교해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영업을 시작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스타벅스 신도림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스타벅스 정면으로 400m 이내에 아파트단지 5곳이 있다. 

KB부동산의 시세자료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지난해 3분기 평균 아파트매매가는 2분기 대비 5.10% 올랐다. 4분기는 3.49%, 올 1분기는 5.06%, 2분기는 4.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타벅스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한 신도림6차e편한세상(공급/전용면적=105.78㎡/84.95㎡)의 매매가증감률은 3분기 3.34%, 4분기 5.09%, 올해 1분기 5.72%, 2분기 6.66%를 기록했다. 

신도림3차푸르지오(101.29㎡/82.8㎡)의 매매가증감률은 0.98%, 1.95%, 10.04%, 0%였다.

스타벅스가 10월에 입점한 점을 감안하면 두 아파트 모두 스타벅스 입점 전보다는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하지만 신도림대림2차아파트는 6.48%, 1.73%, 6.83%, 2.41%의 증감률을 기록해 스타벅스가 입주하고 오히려 상승폭이 하락하기도 했다. 

신도림5차e편한세상(107.67㎡/84.78㎡)도 매매가증감률이 3.33%, 1.61%, 3.96%, 10.68%로 출렁였고 7차e편한세상(107.87㎡/84.93㎡)은 4.87%, 4.65%, 5.18%, 3.52%의 증감률을 보였다.

스타벅스에서 600m가량 떨어진 신도림3차대림아파트(115.88㎡/84.51㎡)는 1.42%, 4.69%, 5.82%, 5.93%의 증감률을 기록해 매매가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커졌다.

매매가증감률에서는 스타벅스 이펙트라고 주목할 만한 수치를 얻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신도림동의 A공인중개사는 스타벅스가 집값을 좌우하는 건 과잉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대단지 아파트가 몰렸음에도 대형프랜차이즈 카페가 없다는 점에서 스타벅스가 들어선 것은 서로에게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인근 아파트단지는 수천세대 규모지만 카페는 7개에 불과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2개, 프랜차이즈카페가 5개로 모두 소형매장이었다. 

기자가 신도림동을 찾은 지난 4일 아파트단지 내 카페는 텅텅 비어 있었으나 스타벅스 신도림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도림동 주민 김모씨(여·34)는 “스타벅스가 생기기 전에는 그냥 작은 카페를 가거나 신도림역 쪽으로 가곤 했다”며 “아무래도 스타벅스가 들어오니까 이곳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해당 지역의 수요를 빨아들일 만한 카페가 없었지만 스타벅스가 들어서고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이용해 잠재수요까지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웨딩컨벤션 1층에 입점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평일에 아파트단지의 수요를 흡수한다면 주말에는 결혼식 하객이라는 수요도 발생하는 것. 스타벅스 신도림점 바로 옆에 위치한 라마다호텔 웨딩홀의 하객 수요도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신도림역 방향으로 10~15분 걸어가지 않으면 주위에 카페가 없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동부이촌점./사진=머니S DB
스타벅스 동부이촌점./사진=머니S DB

◆스타벅스 이펙트?… 치밀한 상권분석 덕분

스타벅스 이펙트를 알린 스타벅스 성신여대점의 경우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상권인 데다 입지도 훌륭하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이며 성신여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에 위치해 늘 유동인구가 많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입점하기 전에는 낡은 외관과 집객력이 떨어지는 상가가 들어서서 건물의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1층에는 편의점이, 지하에는 노래주점이 있었으며 2층은 주택이었다. 주변의 유동인구를 흡수할 만한 업종이 아니었던 것이다.
성신여대역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스타벅스 이펙트에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B공인중개사는 “박명수씨가 큰 시세차익을 거둔 것은 연예인이라는 유명세에 스타벅스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뒤에 주변 시세도 크게 올랐다”면서 “아무래도 다른 건물주들도 어떤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C공인중개사는 다른 의견을 펼쳤다. 스타벅스로 인한 주변의 시세상승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단지 그 건물만 스타벅스의 수혜를 봤을 뿐 주변에 스타벅스 효과라고 할 만한 무언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의 임대료가 높으니까 해당건물의 가격이 올랐을 뿐이며 주변 임대인들은 일종의 거품심리를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D공인중개사도 "스타벅스는 지역 유동인구를 모이게 해서 오히려 다른 카페에는 손해가 간다. 상권 활성화라고 하기에는 혼자만 잘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상권에서 오랫동안 자영업을 한 E씨는 “스타벅스 건물이 큰 시세차익을 거둔 건 거리가 확장되며 이 길목이 살아난 덕도 있다”고 말했다. 성신여대역에서 성신여대로 가는 길목이 확장되며 스타벅스 성신여대점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도 시세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골목의 전쟁’ 저자인 상권분석전문가 김영준씨도 “주변 건물의 경우 실질적인 가치가 올랐다기보다는 임대인과 중개인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가격상승”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스타벅스가 큰 차익을 거둔 것은 이전에 입점했던 업종의 기대매출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가의 가치평가가 임대수익에 달렸다는 걸 감안하면 기존에는 그 가격에 거래되는 게 무리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는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해당건물을 통째로 임대했고 스타벅스의 특성상 소비자 유인적이고 다른 비즈니스에 비해 굉장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데다 장기계약으로 임대수익의 장기 안정성까지 확보돼 해당 건물의 현가가 높게 평가받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스타벅스의 입지 전략도 주효했다. 그는 “스타벅스의 입지 선택이 성공하는 건 그만큼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지녔고 스타벅스가 자신의 주요 고객이 누군지 알며 그 주요 고객이 위치한 곳을 정확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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