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에서 한 의료진이 피로에 지쳐 길가에 앉아있다. /사진=로이터
인도 뉴델리에서 한 의료진이 피로에 지쳐 길가에 앉아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은 전세계적으로 응원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되레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우려와 함께 최하층 천민 취급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의사들이 인도 계급제인 '카스트 제도'의 최하층인 불가촉 천민처럼 대우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푸대접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도 전역에서 폭행의 대상이 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인도 중부 인도르의 빈민가에서는 밀접 접촉차를 추적하던 의료진이 100여명의 군중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또 중부 보팔 지역에서는 경찰이 교대 근무를 마치고 온 의사들을 곤봉으로 때리는 일도 일어났다. 뉴델리에서는 의사 한명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들에 의해 끌어내려지기도 했다.

인도 서부 수랏시에 있는 정부 병원 의사 산지바니 파니그라히는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차별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매우 낙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례 없는 봉쇄령이 사람들을 광란과 공황상태로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대재앙(apocalypse)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사의 몸에 닿기만 해도 질병이 옮는다는 소문이 퍼지며 이들이 '새로운 불가촉천민'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이에 인도 정부는 지난주 의사들에 대한 '낙인 찍기'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의사협회는 의료진 공격 범죄에 보석을 허용하지 않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도에서는 이날까지 1만4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358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