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 발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증권사들이 분주하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 발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증권사들이 분주하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 발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증권사들이 분주하다. 본격적인 STO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물밑 작업을 통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토큰 증권(증권형 토큰)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안건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정부 가이드라인은 2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형 토큰은 실물이나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증권처럼 발행하는 디지털 토큰을 말한다. 신규주식상장(IPO)과 가상자산공개(ICO)의 중간 형태를 띄며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더욱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금융위는 증권형 토큰을 전자증권법상 증권의 디지털화 방식으로 수용해 법적 효력을 부여할 방침이다. 분산원장기술로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방식을 허용해 증권형 토큰 투자자의 재산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나선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의 증권형토큰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면 국내 증권형토큰의 범위나 증권성 판단 기준 등이 이전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는 디지털 자산시장의 성장성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이 토큰화가 가능해지면서 STO를 신규 먹거리로 삼고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 신한투자증, KB증권 등이 토큰 증권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외에도 SK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STO 및 조각투자 업체에 투자하거나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내달 초 공개되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현재 준비 중인 사업을 구체화하고 관련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한국정보인증 블록체인 전문기업 페어스퀘어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증권형 토큰 발행과 유통 플랫폼 구축에 협업하기로 했다. 이외 펀블, 세종텔레콤, 카사, 뮤직카우, 테사 등 9곳과 조각투자 서비스 관련 업무 협약을 맺은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조각투자, STO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플랫폼 사업을 위해 자체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증권형 토큰 플랫폼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개발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및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 주문, 체결 등 거래 기능과 매체의 연동 기능 등의 테스트를 마쳤다. 출시 목표일은 올 상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 개발은 어느 정도 완료해 세팅을 해둔 상태"라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데 고객 접근성이 좋은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