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위믹스'(WEMIX)의 유통량을 속이고 위믹스 시세와 위메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김상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 전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첫 공판에서는 검찰과 장 대표 측 변호인이 위믹스 코인 유동화 허위 공지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공방전을 펼쳤다.
공판 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장 전 대표는 이날 재판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공동 피고인 위메이드 법인 측은 박관호 대표이사를 대리해 대리인이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대표는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위믹스 코인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허위로 발표해 이에 속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이 위믹스 코인을 매입하게 만들어 위메이드 주가 차익과 위믹스 코인 시세 하락 방지 등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에서 개발한 가상 암호화폐의 일종으로 대표적인 P2E(Play to Earn·게임하며 돈 벌기) 게임 관련 코인이다.
위메이드는 2020년 6월 위믹스 코인을 발행하고 같은 해 10월 가상자상 거래소에 상장한 후 시세가 오르자 2022년 1월까지 위믹스 코인을 유동화해 약 29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는 위메이드의 게임 회사 인수 등 사업자금으로 쓰였다.
2022년 1월 위메이드가 사전 공시 없이 위믹스 코인을 대량 매각·현금화해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위믹스 코인 가격과 위메이드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장 전 대표는 코인 시세·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위믹스 코인 유동화 중단을 선언했지만, 검찰은 이런 발표와 달리 유동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변호인 "사실 달라… 자본시장법 위반도 성립 안 돼"
|
이날 검찰은 "장 부회장이 2022년 1월28일 공식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2월9일엔 기자들 앞에서 위믹스 유동화 중단을 선언했으나 이후에도 유동화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었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178조 제1·2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부정거래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그밖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금융투자상품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와 위계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장 부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주장하는 공소 사실은 전제되는 사실관계도 실체적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며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위믹스 시세에 설령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위메이드 주가를 조작했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위계를 사용한 기망 행위라는 것인데 피고인들이 위메이드 투자자를 기망한 것인지 이들의 매수를 유인할 목적이 있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178조 2항에서 말하는 금융투자상품에 암호화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위믹스 유동화와 위메이드의 상관관계 등을 분명하게 정리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위메이드 주식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으로 위믹스 주가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미르4 글로벌 성공 이후 위믹스 시세와 위메이드 주가는 하나가 상승하면 다른 하나가 상승하고 하나가 하락하면 다른 하나도 같이 하락하는 등 연동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2일 오전 11시20분 차후 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