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석유·가스로의 에너지 귀환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조선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우리는 파내고 파낼 것이다.(We will drill, baby, drill you)"라고 밝혔다.


값비싼 친환경 에너지가 아닌 기존 화석 연료 시추 통해 인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석유를 마음껏 시추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제조업 국가도 가지지 못한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갖고 있기에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국내 일부 기업들도 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세아제강이다. 미국이 대대적인 석유 증산에 나서면 세아제강의 강관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세아제강지주는 배관용, 유정용, 구조용 등에 사용되는 강관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미국 상부무에 따르면 자국 유정관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다.


특히 세아제강지주는 국내 철강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강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 인프라 구축과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이 가능하다. 세아제강지주는 2016년 미국 휴스턴 공장을 인수해 생산 거점을 마련했으며 연간 생산량은 약 25만톤에 달한다.

롯데정밀화학도 주목 받는다.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 땅을 뚫으면 자갈, 흙 등을 지상으로 뽑아 올려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헤셀로스(HEC)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헤셀로스를 만드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세 곳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롯데정밀화학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선업계도 특수가 기대된다. 원유·천연가스(LNG) 운송량 증가로 한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유조선 수주 증가가 예상돼서다.

한국은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탐사·개발·생산 시 해저면을 파는 드릴쉽, 부유식 생산설비 기술을 보유한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중공업이나 한화오션은 부유식 생산설비인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기술을 가졌다.

삼성KPMG는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화석 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국의 LNG, LPG 수요 및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친환경 에너지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로 여겨지는 브릿지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지닌 한국 조선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