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KBO리그 홈런왕' 최정(38·SSG 랜더스)이 통산 500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2303경기, 날짜로 7311일 만에 이룬 대업이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말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최정은 팀이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NC 선발 투수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0m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정의 시즌 5호이자 통산 500홈런으로, KBO리그 새 역사를 쓴 한 방이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500홈런을 친 선수는 최정이 유일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단 28명만이 해낸 대기록이다.
최정은 2005년 5월 7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SK 와이번스(현 SSG)의 8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2타수 무안타에 그친 최정은 경기 도중 교체되는 등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정은 8번째 경기였던 2005년 5월 21일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7회초 이보근의 공을 힘껏 때려 프로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KBO리그 홈런왕 역사의 한 페이지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데뷔 시즌 45경기에서 홈런 한 개만 쳤지만, 최정은 2년 차 시즌인 2006년부터 꾸준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생산했다. 특히 2016년부터는 거포로 눈을 떴고, 수많은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겼다. 2016년(40개)과 2017년(46개), 2021년(35개)에는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홈런을 차곡차곡 쌓아온 최정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을 하나둘 제쳤다. 2011년 100홈런,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 2021년 400홈런을 돌파한 그는 '국민 타자'이자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마저 넘었다.
최정은 지난해 4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초 이인복을 상대로 통산 468호 홈런을 터뜨려 이승엽(467개)을 넘어 KBO리그 통산 홈런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통산 495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해 출발이 늦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한 달 넘게 재활과 회복에 집중한 최정은 2일 팀의 시즌 31번째 경기인 LG 트윈스전을 통해 1군에 처음 합류했다.
잠시 멈췄던 홈런 시계는 빠르게 움직였다. 최정은 시즌 첫 경기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고 4일 LG전과 5일 롯데전에서도 아치를 그렸다. 10일 KIA전에서는 9회말 홈런을 때려 500홈런까지 1개만 남겨뒀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골랐던 최정은 이날 자신의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500홈런을 채웠다.

최정은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에서 가장 많은 270개 홈런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잠실구장(35개), 대전구장(34개), 사직구장(27개),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23개)에서 많은 홈런을 쳤다.
또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시민구장, 수원구장(이상 16개), 고척스카이돔(17개), 마산구장(14개), 광주무등구장(11개), 창원NC파크, 목동구장(9개), 포항구장(3개) 등에서도 최정의 홈런이 터졌다. 단 청주구장, 군산구장, 울산구장에서는 최정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최정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팀은 한화 이글스로, 총 71개를 기록했다. 아울러 삼성 라이온즈(65개), 두산 베어스(60개), 키움 히어로즈, KIA(이상 57개), 롯데(56개), LG(49개), NC(47개), KT 위즈(33개)를 상대로도 수많은 홈런을 쳤다. 해체된 현대를 상대로도 마수걸이 홈런 포함 5개를 때렸다.
최정의 홈런 500개 중 그랜드슬램은 15개다. 통산 만루 홈런 부문 1위 이범호(17개)와는 2개 차다. 1점 홈런이 279개로 가장 많고, 2점 홈런이 142개, 3점 홈런이 64개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