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자유무역지대 항만.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미·중이 양측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상당부분 인하함에 따라 그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양국 간 교역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14일 대중국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각각 낮췄다. 또한 미국은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를 120%에서 54%로 인하했다.


상하이 최대 물류 통관 업체인 신포보의 왕민 부사장은 이날 중국 상관신문에 "미국에 수출을 하던 고객 중 그동안 출하를 중단했던 업체의 출하가 재개됐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적이 가능한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민 부사장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재고를 비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량이 단기간에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거의 모든 부서가 야근을 하며 통관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보세구역에 있던 물건들도 모두 통관 절차를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제물류 서비스 플랫폼 윈취나알 관계자도 "지금부터 5월 말까지 미주 항로의 선복이 거의 꽉 찬 상태"라며 "중국발 미국향 화주들이 화물 발송을 서두르면서 선복은 점점 더 타이트해지고 6~7월 이후에는 미국 항구의 창고도 꽉 찰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한달간 윈취나알을 통한 물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40% 감소했지만 12일부터 주문량이 크게 회복됐다"며 "이로 인해 미국향 화물 운임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미중이 관세를 유예한 기간은 이날부터 90일간이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을 발송하기 위해선 해운 기준 약 2달을 잡아야 한다. 유예기간 내에 미국향 제품을 현지에 공급하려면 한 달 내에 생산에서 선적을 완료해야 한다.

이우에서 핼러윈 관련 물품 사업을 하는 한 종사자는 "12일 저녁 여러명의 미국 고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이전에 잠시 출하를 보류했던 주문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생산 라인이 한 달 넘게 멈췄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원저우에서 신발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장원제도 "미국 고객들이 물건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미국 측에선 이미 재고가 바닥났고 판매할 물건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레이웨 하이퉁 선물연구원 항운팀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선적량이 증가할 순 있지만 실제 선적 규모는 예상을 하회할 수도 있다"며 "지난 2018년 1차 무역전쟁 당시 미국향 물동량은 단 8%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현행 30% 관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실제 물동량 증가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 지역에 대한 상호관세를 유예했을 때도 물동량 증가 유지 기간이 짧았고 규모도 불투명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