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승절 열병식 모습. 2025.05.09.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를 공포에 떨게 한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에 한국·일본·미국산 부품이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미사일은 온갖 외국산 부품을 짜깁기해 만들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불린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은 러시아가 지난 몇 주 사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신형 소형 순항미사일 'S8000'을 새롭게 투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반데롤(작은 소포)이라는 별칭이 붙은 S8000은 기존 미사일보다 가벼우면서 빠르다. 115kg 고폭 탄두 탑재가 가능한 정밀 유도무기로, 시속 400마일(644㎞)로 날아가 300마일(482㎞)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대형 드론(무인기)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전술 항공기가 필요 없고, 사거리가 길어 전장 깊숙이 위치한 표적까지 때릴 수 있다.

HUR은 러시아가 2월부터 오데사, 미콜라이우 등 우크라이나 남부 공격에 S8000 미사일을 투입해 왔다고 주장했다.


S8000의 두드러진 특징은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저가 미사일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시신 조각을 맞춰 만든 괴물에 비유했다.

미사일의 제트엔진은 중국 업체 스위윈의 제품으로 알리바바,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2000파운드(약 2300만 원)에 팔린다.

중국산 부품은 시작에 불과하다. HUR은 격추된 S8000 반데롤을 분해했다가 한국, 일본, 미국, 호주, 스위스 등의 30개 기업에서 생산한 핵심 부품을 20개 넘게 발견했다.

한국산 서보 드라이브(모터 제어 장치), 미국산 동작 추적 장치, 스위스산 마이크로 컨트롤칩(전자 제어용 소형 칩), 호주산 정보 교환 장치, 일본산 배터리 팩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의 기술이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 흘러들어가 도로 우크라이나를 겨냥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마리아 샤기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제재를 위반하며 허점을 악용한다며 "중개인과 제3국을 통한 우회가 나타나고 있다. 기술 추적은 금융 거래보다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