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임시 홈구장'인 울산 야구장에서 첫 홈 경기를 치렀다. 비록 '임시' 딱지가 붙었으나 두 달 가까운 '떠돌이 생활'을 이어갔던 NC 선수들에게는 그마저도 눈물겹게 반가울 수밖에 없다.
NC는 지난 17~18일 울산 문수 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홈 3연전(더블헤더 포함)을 치렀다.
울산 구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제2 홈구장'으로 쓰이던 곳인데, NC가 잠시 빌려 쓰게 됐다. 그리고 NC는 오랜만에 '홈 다운 홈'에서 경기를 치러 2승1패의 우세 시리즈를 기록했다.
NC는 개막 초반 발생한 안타까운 인명 사고로 인해 홈구장 창원 NC 파크를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구장 내 구조물 낙하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국토교통부의 정밀 안전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NC의 한동안 NC의 홈경기는 순연되거나, 상대 팀과 홈-원정을 바꿔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3월 28~29일 홈경기 이후 울산 임시 구장에 자리를 잡기 전까지 NC가 치른 홈경기는 4월 11~13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 경기는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졌다. NC가 '말 공격'을 했지만 사실상 원정 경기나 다름없었다.
사직에서 치른 홈경기까지 원정으로 치면 NC는 무려 '원정 32연전'을 치렀다. 사직 3연전을 빼도 4월 18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23경기를 연속 원정을 다녔다.

현재까지 팀별 42~49경기를 치른 가운데, NC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의 홈 경기는 20경기가 넘는다. 하지만 NC는 울산 3연전을 포함해 단 8경기만 홈에서 치렀다.
원정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선수단엔 큰 고통이다. 계속해서 숙소 생활을 해야 하고, 추가 훈련을 하거나 마사지 등의 치료를 받기도 어렵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NC 선수단은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주엔 7연승을 달리며 한때 4위까지 올랐고, 현재도 시즌 전적 20승1무21패로 승패마진이 '-1'에 불과하다. 시즌 전 NC의 전력이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달 가까이 원정길을 다니면서도 이 정도의 성적을 내는 게 놀라울 정도다.
타선에선 손아섭과 박민우, 박건우 등 고참들이 중심을 잡고, 지난해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 서호철, 권희동 등이 활약 중이다.

불안감이 컸던 마운드도 라일리 톰슨, 로건 앨런을 중심으로 류진욱, 손주환, 김재열 등이 힘을 내고 있다. 공동 4위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와 0.5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 6위의 호성적이다.
이런 가운데 임시 홈구장 울산에 자리를 잡은 것 또한 NC 입장에선 호재다. 여전히 숙소 생활을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훈련이나 치료 등이 조금이나마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어서다.
NC는 홈구장 점검이 완료되면 언제든 창원 NC 파크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결국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집'으로 돌아가야 진정한 '홈경기'를 할 수 있고, 하루빨리 정상화돼 창원 홈팬들 앞에서 다시 경기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물론 그 시점이 정확히 언제일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홈구장이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NC 선수들에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NC의 마지막 순위가 어디인지, 홈경기를 어디서 치르는지를 떠나, 현재 NC가 보여주고 있는 투혼은 야구팬들에겐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