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1930년대 자개 혼수함, 1948년 헌법 공포 기념사진 등 기념품을 통해 한국인의 삶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7일부터 오는 9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오늘도, 기념: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일상에 자리 잡은 기념 문화와 이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통해 기억과 삶의 가치를 돌아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국립박물관 측은 "오늘날은 공식 기념일만 150개가 넘고, 개인적인 기념일까지 포함하면 하루하루가 기념일처럼 느껴지는 시대"라며 "하지만 정작 '무엇을, 왜 기념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희미해지고 있다"고 전시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개인의 생애주기와 기념, 공동체 기억, 관광 기념품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를 조명한다.

먼저 개인의 생애주기를 따라 삶의 이정표를 기념한 물건들을 소개한다. 이어 1940년대 달력과 팬덤 문화 속 기념품 등을 통해 공동체의 기억이 어떻게 기록되고 공유되는지를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관광 기념품이 일상 속 기념 문화를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에 대한 사회문화적 흐름을 짚는다.
'내 인생의 기념품'도 전시된다. 42.195km를 완주하고 받은 첫 마라톤 메달, 어린 시절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트럼프 카드 수집 등 여섯 개의 사연이 소개된다. 기념품이 단순한 소장품을 넘어 개인의 시간과 자부심을 담고 있는 '삶의 증거'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물관이 처음 공개하는 소장품도 다수 포함됐다. 1765년(영조 41년) 기로연과 수작례를 그린 '영조 을유기로연·경현당수작연도 병풍'과 대한제국기 친러파 관료 '이용익의 초상화', 제헌절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 장면을 담은 '헌법 공포 기념사진' 등이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기념품은 삶을 증명하고 기억을 연결하는 매개"라며 "이번 전시가 진정한 기념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