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SBS 드라마 '악귀'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 김태리, 홍경이 멜로 호흡을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을 통해서다.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의 첫 번째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태리와 홍경, 한지원 감독, 진행자 박경림이 함께 했다.
'이 별에 필요한'은 2050년 서울, 화성 탐사를 꿈꾸는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의 꿈을 접어둔 제이가 만나 꿈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만든 단편 '코피루왁'으로 서울인디애니페스트 대상 수상, 옴니버스 장편 '생각보다 맑은'(2015)으로 최연소 극장 애니메이션 감독 타이틀을 얻고 단편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로 선댄스영화제,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던 한지원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김태리는 이번 작품에서 화성 탐사의 꿈을 향해 직진하는 여주인공 난영의 목소리를, 홍경이 뮤지션의 꿈을 잠시 접어둔 남주인공 제이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두 사람 모두 목소리 연기는 첫 도전이다.
김태리는 "일단 (제안이)들어왔을 때 사실 꿈만 같았다"면서도 "조금 걱정이 더 많이 앞섰다, 목소리 연기는 전문 분야가 아니니까, 감독님 만나 뵙고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감독님이 배우들과 하고 싶은 이유를 말씀해 주셨는데 거기에 너무 설득됐고 함께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두 배우는 모두 시나리오의 탁월함에 끌려 작품에 참여했고, 목소리 연기라는 생소한 작업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 두 사람은 프로덕션 과정에도 깊이 참여했다. 한 감독은 신바이신 리딩을 통해 인물에 대한 해석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일차적으로 톤을 잡았고, 녹음하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구축했다. 이후 스토리보드를 통해 작업된 움직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에서 나오는 세밀한 표현들을 담고자 배우들과 실사 촬영까지 진행했다.


한 감독은 "왜 김태리, 홍경이어야 했느냐"는 질문에 "이야기를 좋아해 주셨다고 말씀 주셨는데 이야기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난영과 제이 두 사람의 인물의 성격이 있었다, 두 배우의 목소리뿐 아니라 가지고 계신 에너지 자체가 두 캐릭터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걸 넘어서 영향받고 싶었던 부분까지 갖고 계셨다"며 "난영은 (김)태리 배우님의 통통 튀는 성향을 반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제이에게는 뭔가 섬세하고 제이가 밝은 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림자 같은 부분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디테일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홍)경 배우가 이미 그런 것을 갖고 계셔서 캐릭터와 잘 맞는 두 분의 성향을 자연스럽게 잘 녹여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로만 하는 멜로 연기는 쉽지 않았다. 김태리는 "소리로만 하니까 부끄러웠다, 실제로 (연기를)했으면 그보다 덜 부끄러웠을 것 같다"며 "부스에서 소리가, 숨결 하나하나까지 느껴지니 쫙 들리는 풍성한 소리로 연기하려고 하니까 굉장히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홍경 역시 '악귀'로 인연을 맺은 김태리를 의지하며 연기했다며 "부스 안에서 혼자, 혹은 둘이 같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스 안에서 내 목소리를 들으면 가끔 힘들 때가 있고 외로울 때가 있다, 그럴 때 서로 길잡이가 되주기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 별에 필요한'은 오는 30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